금융권 첫 모의훈련 실시, 전시임무 매뉴얼 숙지행정안정부 중앙평가단 참관…기업모범사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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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을지연습 기간 중 전시상황에 맞춘 비상대응훈련을 직접 지휘했다.ⓒ우리은행
“비상! 지금부터 전시 임무 태세에 돌입한다”
오후 4시, 은행 문이 닫히자 지점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직원들에게 임무를 전파한다.
지점장의 명령에 따라 여직원은 문서 파기를, 남직원들은 금고와 ATM의 현금 반출을 시작한다.
이 모습은 전시 상황을 가정한 우리은행의 훈련 장면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을지연습 기간 동안 전시상황에 대비한 실전 훈련을 진행한다.
을지연습이란 국가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비상대비업무를 수행하는 훈련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금융권에선 민방위 훈련 중 약 20분 동안 은행 문을 닫는 수준에서 참여하지만 올해 우리은행은 전시임무 매뉴얼을 작성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에 임한 것이다.
실전 모의훈련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안전관리부장은 “올해 2월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이광구 은행장이 직접 찾아와 행내 전시상황에 맞춘 비상대책 점검에 나선 바 있다”며 “은행마다 전시임무 매뉴얼이 있지만 전 직원이 이를 숙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8월 을지연습 기간에 맞춰 전시임무 매뉴얼을 점검하고 전 직원이 직접 체험함으로써 비상시 은행원이 행동해야 할 임무를 갖추자는 취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권은 신종 인플루엔자, 메르스 등 질병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은행마다 BCP(업무연속성계획)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시 상황에 맞춘 임무 매뉴얼은 그동안 등한시됐다.
우리은행은 을지연습 훈련 기간에 맞춰 총 8개의 행동과제를 선출했다.
소산훈련(직원 대피훈련)을 포함해 문서 및 물자 안전 반출훈련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전시 상황에 맞췄다.
비상 시 우리은행은 874개 지점을 140개로 통폐합하고 46개 영업본부를 5개 지휘본부와 11개 지역본부로 재편성된다.
은행장은 비생대책위원장으로 25명의 임원들은 각각 지위본부장을 맡으며 고객들의 자산과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이번 훈련에선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50여개 지점만 훈련에 참여하고 이들 지점은 비상대책 매뉴얼을 직접 행동해 본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훈련 모습은 금융권에선 최초다.
행정안전부도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비상대책 훈련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앙평가단을 파견, 훈련을 참관키로 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번 훈련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 전 직원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교재로 남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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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본관 야외시설에 전시된 적군 장비 및 물자.ⓒ우리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