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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탄생을 앞두고 증권업계가 빠른속도로 개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자본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에만 신규 수익원이 생겼다는 점에서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위 5개 증권사 순이익이 전체 증권사가 벌어들인 금액의 절반에 육박했다.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를 시작으로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이른바 BIG5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985억원으로 전체 54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인 1조8944억원의 47.4%에 달했다.
이는 증권업계에 양극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규모와 관계 없이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하는 수익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펼쳐온 반면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의 초대형IB 육성계획이 발표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몸집을 키워 IB 부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 상반기 대형증권사들이 분기순이익 1000억원을 가볍게 상회한 이유 역시 IB 부문 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자본력의 우세를 적극 활용해 해외부동산, 회사채 주관 등 선굵은 사업을 대형사들이 잇따라 유치했고, 여기에 IPO까지 싹쓸이 하는 추세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IB부문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발행어음 업무 등 시장환경도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고, 미래에셋대우나 KB증권의 경우 통합출범의 상징성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에 초대형IB 인가 신청서를 제출해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발행 어음 등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결국 신규 수익원이 대형증권사에 한해 발생되는 등 업계 환경이 대형사에게 유리해지고 실질적으로 숫자로 증명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될 경우 업무 첫 해 관련 순익이 증권사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노하우가 쌓이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개선되면 수익 기여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IB 딜 및 상품운용 능력 확대를 위한 대형사의 IB 및 상품운용인력 확충이 예상되며 자금증가에 따른 투자대상 확대로 중소 증권사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중소형사의 수익원인 리테일 부문 역시 대형사들이 잠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사들은 IB외에도 WM(자산관리) 부문을 성장시키기 위해 리테일에서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전략에 따라 거래수수료 무료기간을 파격적으로 늘렸고, 신용융자 금리도 내리며 일반 투자자들까지 유입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점 창구 대신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리테일 강화는 곧 자산관리 부문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권사별로 거래수수료를 통한 이익 비중은 낮지만 무료수수료를 통해 고객수를 확보할 경우 금융상품 판로를 쉽게 확보해 자연스럽게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창출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