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4분기에도 운임 상승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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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가 성수기인 3분기에도 분위기는 냉랭하다. 공급량이 물동량을 추월하면서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74포인트로 전주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극성수기인 8월달부터 평균 25포인트씩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해운업계는 통상 하반기에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성수기에 접어든다. 그 중에서도 8~10월이 극성수기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성수기를 맞아 7월 말 이후 3개월간 아시아에서 미주로 향하는 노선의 예상 선적률이 100%에 육박했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8월 부산항 물동량은 16만TEU(7월)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SM상선도 8~9월 선적률 95~100%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문제는 물동량 이상으로 늘어나는 공급량이다. 선사들이 너도나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박을 투입하면서 운임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형진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계절적으로 성수기가 거의 끝나가고 4분기 되면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달부터 4분기까지 초대형 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라 수요는 둔화되고 공급은 늘어나게 되면서 운임 상승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초대형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업체들에게는 악재다. 글로벌 선사들은 과잉공급으로 인한 운임 하락까지 감수하며 1만8000TEU가 넘는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한 번에 실어나를 수 있는 화물이 많을수록 1TEU당 운송 비용이 크게 절감되기 때문이다. 국내 선사들이 글로벌 선사들과의 운임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8월 초에 운임이 소폭 상승했는데, 다시 빠지기 시작했다"며 "오는 15일에 다시 운임을 올리려고 하는데 시장에 먹힐지는 알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5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운 운임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상승하면서 이로 인해 숨통을 마련해 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 반응은 신중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유가 하락 시 선사들의 연료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거시경제로 봤을 때는 물동량 감소를 초래한다. 반대로 유가가 오르면 선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대신 물동량은 늘어날 수 있다"며 "물동량이 오른다고 해서 운임에 바로 반영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