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로 달러화 결제 불가업계내에서는 무산 가능성도 제기돼
  • ▲ ⓒ동부제철
    ▲ ⓒ동부제철

    동부제철이 지난달부터 다시 진행 중인 당진공장 전기로 매각에 대한 계약 체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매수처인 이란 카베스틸이 동부제철에 계약 대금 지급에 대한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제철 구조조정 첫 단추인 전기로 매각부터 순탄치 않으면서, 산업은행이 당초 계획한 구조조정 큰 그림이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전기로 설비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협상 중인 이란 카베스틸이 대금 회수에 정확한 지침을 주지 못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베스틸은 동부제철에게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전기로 매각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제재법과 무관하지 않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회가 채택한 북한 ·이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내용을 담은 이른바 '패키지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란 카베스틸은 대금 지급을 달러화로 할 수 없는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이뤄지는 지급결제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 수준이다. 유로화가 달러화의 절반 수준이며, 3위는 영국 파운드화, 중국은 파운드화의 절반 이하 정도다. 결국 미국 달러화를 쓰지않으면 국제교역 질서에서 외면당할 수 밖에 없는게 냉정한 현실이다.

    카베스틸이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자 업계에서는 전기로 매각을 두고 여러가지 설들이 나돌고 있다.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전기로 설비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동부제철 구조조정의 시작이 전기로 매각인 만큼,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한때 전기로 매각에 대해 잠정 중단하며 다시 고민하기도 했으나, 최종적으로 이란 카베스틸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지난달만 해도 산업은행은 8월내 계약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예상치 못하게 협상이 길어지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금 회수 방법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 아직 협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각 무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제철 전기로 매각은 첫 단계에서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동부제철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유일의 친환경 전기로를 세웠지만, 경영 악화로 10%에 불과한 1200억원에 이란 카베스틸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부제철 전 임직원을 포함해, 업계 내에서는 전기로 열연 제조 기술 유출을 우려하며 크게 반발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동부제철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전기로 매각이 우선이라고 판단, 최종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