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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낙점됐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철저히 나눠 가져갔던 주관사 시장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가 타이틀을 거머쥔 것으로,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노리는 티웨이항공의 낙점을 받은 것은 노력과 행운의 조화가 적절히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두 증권사와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등 향후 일정을 협의한다.
티웨이항공의 상장은 추진 당시부터 IPO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올해 3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기업이 4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티웨이항공 상장주관은 초대형IB들 간의 트랙레코드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도 자금 마련을 위해 이번 상장이 올해와 내년 중요한 사업이다.
특히 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안에서 티웨이항공은 예림당 매출의 90%에 이르는 캐시카우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당초 티웨이항공이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높여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 트랙레코드가 쌓인 대형 증권사에 상장주관을 맡길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본격적으로 상장절차를 밟기 시작한 9월 이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이 애초부터 IPO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에 대형사를 배제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중형 IPO 하우스로 시선이 이동했고, 사전 영업에 공을 들인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주관사 타이틀을 따냈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3조원 규모로 초대형IB와 거리가 있지만 지난 7월 신한금융그룹 내 은행, 생명, 캐피탈의 IB 파트를 통합한 GIB(기업투자금융) 조직을 신설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결실을 보게 됐다.
특히 IPO 핵심담당자 이탈 등으로 상반기 리그테이블에서 부진했던 만큼 하반기 네트워크의 강점을 살려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겠다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역시 조직·인사개편을 통해 전력을 다듬고 사전 영업에 공을 들인 효과를 봤다.
올해 최대 10개 기업의 신규 상장으로 IPO 시장 다크호스로 부상하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예림당과의 관계 뿐 아니라 기존 업체들과의 관계를 고려한 제안이 티웨이항공 주관사 선정에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도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에 유리하게 흘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저비용항공사(LCC)로 티웨이홀딩스의 경쟁상대인 제주항공을 상장시켰고,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이미 진에어의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티웨이항공과 예림당측이 적정 가치와 순탄한 증시 입성을 전제로 하되 성장성을 반영한 증권사들의 제안 및 전략과 함께 경쟁이 치열한 LCC 업계의 상황도 일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LCC업체들의 항공기 운용리스가 비용으로 처리가 가능했지만 2019년 IFRS16 도입 이후에는 모든 리스를 자산부채로 인식돼 상장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도 주관사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이후 지난 3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업체는 총 4곳(호전실업, 덴티움, ING생명, 넷마블게임즈)으로, 대표주관사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이 3곳의 상장주관을, 삼성증권이 1곳을 맡았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코스닥업체 각 4곳의 대표 또는 공동 주관사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