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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사들이 미국의 강화된 수입 규제에도 유정용강관(OCTG) 수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시장의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가격 강세가 수출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철강협회 수출입자료에 따르면 국내 강관사들의 3분기 누적(1~9월) 유정용강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38.5% 증가한 74만2000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까지 누적 수출이 22만톤에 그친 한국의 유정용강관 수출이 올 늘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수출 증가를 이끈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국내 철강사들의 3분기 누적 대(對)미국 유정용강관 수출은 73만6600톤으로 전체의 99%를 넘게 차지했다. 증가폭 역시 전체와 비슷한 236%로 조사됐다.
미국 정부는 국내산 유정용강관 유입을 줄이기 위해 반덤핑관세를 높이는 등 수입 규제를 날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 1차연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넥스틸 24.92% ▲세아제강 2.76% ▲현대제철 13.84% 등의 관세율을 결정했다.
최근 발표한 2차연도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는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최대 46%까지 올렸다. 이 판정은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입된 제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업체별로 보면 국내 최대 수출업체인 넥스틸은 46.3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는 1차연도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내려진 29.76%에 비해 무려 17%P 높아진 수치다. 세아제강은 6.66%, 현대제철 등 이외 국내 업체들에게는 19.68%의 관세가 부과됐다.
높아진 관세도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 고공행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유정용강관 수요가 워낙 견고해 시장 가격이 급등한 까닭이다. 국내산 유정용강관은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현지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유정용강관 시장 가격이 지난해 10월 최저점에 비해 대략 30% 정도 올랐다"면서 "국내산은 더욱 비싼데도 품질이 좋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강관사들은 향후 유정용강관 수출에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3위 수출업체인 현대제철은 지난 27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면서 "미국 유정용강관 실적이 상당히 좋다"며 "대미 수출량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추세라면 2014년 수준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철강사들은 지난 2014년 유정용강관에서만 140만톤의 수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올해와 같은 수요 강세가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국내 철강사들의 유정용강관 대미 수출은 올해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