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 총액 임금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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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그룹 CI.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한다고 8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주 35시간 근무는 유럽 및 해외 선진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근무형태이다.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무제는 대한민국 대기업 최초로서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대한민국의 연간 근로시간을 OECD 선진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신세계의 이번 조치는 선도적 사례로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OECD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신세계 임직원은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하게 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며,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장시간 근로, 과로사회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근로문화를 바꿔 임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해 선진 근로문화를 구현하고 삶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 근로시간 단축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금의 하락 없는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것이다.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국내 대다수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세계는 근로시간이 단축되어도 임금이 오히려 증가되는 매우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했다고 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근로시간이 OECD 선진국 수준으로 단축되는 만큼 선진 근무문화 구축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만약 근로시간만 선진국 수준으로 단축되고 업무의 질 등이 기존 수준에 머무른다면, 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지게 되고 결코 성공적인 제도 개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금번 제도개선으로 임직원들에게 혜택이 큰 만큼, 임직원들도 업무에 몰입하고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근무문화 구축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등의 경우 영업시간 단축을 병행해 근로시간 단축 혜택을 파트너사와도 함께 나눔은 물론 중소상인과의 상생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단축은 2년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 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