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형제 수장 공백 조만간 끝날 듯… 공운위·국토부 후보자 추려
  • ▲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코레일
    ▲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코레일

    최고 책임자가 나란히 공석인 '철도 형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철도공단)의 수장 인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3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코레일과 한국감정원 등 공공기관장 인선 관련 안건을 상정, 처리했다.

    코레일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해 12월14일 공모를 마감해 총 9명의 지원자 중 5명을 공운위에 넘겼다.

    한 달 넘게 후보자 검증을 마친 공운위는 이날 최종 후보군을 3배수 이내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2명으로 압축하는 만큼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과 최성규 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최종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을 것으로 점쳐진다.

    코레일 내부에서는 오 전 의원의 낙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철도분야 현안 중 하나로 해고자 복직문제가 떠오른 가운데 운동권 출신 오 전 의원이 노조와의 관계를 풀 적임자가 아니겠냐는 의견이다.

    16·17·19대 의원을 지낸 오 전 의원은 16대 대선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원장,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조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을 각각 지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2기 의장 출신으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성 시비는 오 전 의원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는 현역의원 시절 지식경제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철도 분야와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철도업계 일각에서는 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면 청와대가 부담을 느껴 최 전 원장 카드로 급선회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해고자 복직 문제로 노조가 오 전 의원을 선호(?)하는 기류여서 돌발변수가 없는 한 대세는 기울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 전 의원은 최근 뉴데일리경제와의 통화에서 해고자 복직 문제와 관련해 "(노조와 관련한 사안은) 나중에 (코레일과) 인연이 맺어지게 돼, 답변할 위치가 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상대로 꼽히는 최 전 원장은 "철도를 살리고 한국철도의 발전을 위해 할 일을 고민하다 지원하게 됐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그는 "철도연 원장으로 있으면서 브라질 등 고속철도의 해외 진출 기회를 열었던 장본인"이라며 "코레일은 운송수입으로는 수익을 내고 발전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고속철도와 광역철도를 연계하는 해외 진출을 통해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은 "한국철도의 미래와 발전을 고민하고 철도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아니어도 누구든 좋다"고 했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최 전 원장은 "오 전 의원이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걸 안다"면서 "일각에서 코레일과 (수서발 고속철을 운영하는) ㈜에스알(SR)의 통합을 위해 정치력이 필요하다는데 정치력에 의한 억지 결합은 내부 구성원 간 화학적 결합을 방해해 오히려 반발만 사는 등 뒤탈이 날 수 있다. 철도를 잘 아는 사람이 소통하면서 조율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어필했다.

    철도공단 이사장 인선도 조만간 마무리될 거라는 의견이 많다.

    이사장 공모에는 총 6명이 도전장을 냈다. 김상균 전 철도공단 부이사장과 김영우 현 부이사장, 김한영 전 국토교통부 교통정책실장,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안전산업연구센터장, 한성육 법무법인 진운 철도 SOC 기술고문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업계에선 철도공단 전·현직 부이사장과 김 전 교통정책실장의 3파전을 예상한다.

    유력한 후보자로는 김 전 부이사장이 거론된다. 김 전 부이사장은 2014년 제5대 이사장 선임 때 강영일 전 이사장, 김 전 실장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포함됐었다.

    김 전 부이사장은 "과거 철도청 시절부터 30여 년간 철도 외길로만 한 우물을 파왔다"며 "부이사장을 3년 했고 국토부에서 철도국을 만들어 초대 국장도 지냈다"고 전문성을 강조했다.

    김 전 부이사장은 코레일·철도공단 상하통합 문제 등 민감한 질문에는 "지금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실장도 국가 철도망 구축과 산업구조계획 등에 관여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철도업계가 올해 관련 예산이 36%나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철도가 제대로 교통체계를 잡고 교통분담률을 높이려면 철도공단이 제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원 동기를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전 실장은 2016년 공항철도 사장에 취임해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최근 철도업계에서는 김 부이사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김 부이사장은 지난해 11월 강 전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직무대행을 맡아 철도공단을 이끌고 있는 프리미엄이 있다.

    그러나 철도공단 노조가 조합원 감시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김 부이사장을 대전지방노동청에 고소하는 등 내부 잡음이 있어 평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다.

    김 부이사장 주변 관계자는 "(김 부이사장은)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주변에서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니) 나서보라고 권해 지원한 측면이 없지 않은 듯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철도공단은 준정부기관이어서 공운위를 거치지 않고 관계 부처인 국토부 협의 등을 거쳐 이사장이 선임된다.

    국토부 한 고위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