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지분율 일년새 8.87%→6.78%최대주주 지위 내려놔2년 사이 제주은행 지분만 꾸준히 늘려…11.25%로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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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큰 손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금융주를 대거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분율 높이기에 힘썼지만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CEO 리스크로 금융사 실적 악화가 예상되자 하나 둘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 중인 국내 금융사 중 지난해 지분 규모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DGB금융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에 이어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DGB금융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지분율을 9.14%까지 끌어올려 기존 최대주주였던 삼성생명과 지분 규모를 벌리는 등 활발하게 DGB금융 주식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9%에 달했던 지분율은 지난해 5월 이후 8.13%로 내려앉았고, 11월에 들어서는 무려 7%까지 떨어졌다. 

작년 하반기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에 휘말리면서 경찰 조사를 받기 시작하는 등  DGB금융 경영 리스크가 불거지기 시작했고, 국민연금도 DGB금융 지분을 서서히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작년 연말 기존에 들고 있던 주식 1184만2875주에서 37만4613주를 내다팔았고, 결국 지분율이 6.78%로 떨어지면서 1년 여간 유지한 최대주주 자리를 내려놓았다.

현재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다시 삼성생명(6.95%)으로 바뀐 상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DGB금융뿐만 아니라 KB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금융지주사 지분율도 소폭 줄였다.

지난해 실적 고공행진을 일으키며 KB금융, 하나금융 모두 주가 부양에 성공했지만 국민연금은 오히려 지분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KB금융 지분율은 지난 1년 사이 9.85%에서 9.62%로, 하나금융은 9.72%에서 9.55%로 내려앉았다.

3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지분율 변동이 없었던 곳은 신한금융(9.55%)이 유일하다.

반면, 국민연금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꾸준히 제주은행 지분을 쓸어 담으며 지분율을 높여나갔다.

국민연금의 제주은행 지분율은 현재 11.25%로 작년 4월부터 꾸준히 장내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지분 규모를 늘려왔다.

실제로 제주은행은 다른 지방은행 대비 경영 리스크가 적은 편이며, 해를 거듭할수록 실적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제주은행의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지난 2014년 약 139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228억원에 달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은 우리은행 지난해 7월 우리은행 지분을 소폭 늘렸지만, 하반기 채용비리 및 행장 교체 이슈가 터진 뒤에는 단 한 차례도 지분을 매입하거나 팔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금리 인상 등 호재가 많은 편이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정부 규제 및 CEO 교체 이슈 등으로 점점 불안정한 상황이었다"며 "올해 주가 상승 이슈가 많지 않다보니 국민연금 역시 금융주 규모를 미리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