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보유 금융사 중 DGB금융·제주은행 주식 취득올해 주가 상승 여력 확실한 지방 금융사 관심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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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식시장 큰 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방 금융지주 지분 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에 전반적으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방 금융사 주식 취득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 중인 국내 금융사 중 올해 1분기 지분을 취득한 곳은 DGB금융지주와 제주은행 두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여러 차례 주식을 매입해 DGB금융지주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올해도 같은 기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DGB금융 주식 47만6007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을 8.87%에서 9.14%로 끌어올렸다.

    작년 DGB금융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린 뒤 올해도 꾸준한 매입세를 이어가면서 기존 최대주주였던 삼성생명(6.95%)과 지분 규모에서 차이를 벌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DGB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다른 은행들보다 높은 편이라 금리가 인상될 경우 순이자마진(NIM)도 커질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과 달리 조선‧해운 충당금 리스크도 없고 보통주자기자본비율 역시 연말 기준 10.17%로 지방금융지주 중 높은 편을 유지하고 있어 건전성 지표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실적 기대감을 등에 업고 DGB금융 주가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일 기준 9770원이었던 주가는 국민연금이 추가 매수를 진행한 지난 3월 17일 1만1750원까지 뛰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1만2200원을 기록하며 상승행진을 잇는 중이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 제주은행 주식도 사들였다. 올해 3월 2만7300주를 매입하며 작년 연말 기준 10.88%였던 지분율은 올해 3월 말 11.01%로 뛰어올랐다. 

반면 국내 주요 금융사에 대한 투자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한‧KB‧하나금융은 가계대출 증가와 연말 미국 금리 인상 등 각종 호재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단 올해 단 한차례도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 계열사 완전 자회사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인 KB금융에 대해서는 지난 달 24만주 가량을 내다 팔았다. 최대주주 지위는 변함이 없지만 지분율은 9.85%에서 9.79%로 소폭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지분율은 각각 9.55%, 9.72%로 작년 말부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활발한 주식 매입으로 롯데그룹을 제치고 BNK금융 최대주주 지위에 차지했지만, 올해 들어 지분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3월말까지 하루 한번 꼴로 장내매도와 매수를 반복한 결과 BNK금융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12.40%에서 12.16%로 소폭 줄었다. 

업계에서는 주가시세 조종 혐의로 BNK금융 주가가 흔들리면서 국민연금이 상당 부분 평가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부터 약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BNK금융 지분 평가액은 이날 종가(9920원) 기준 3930억원에 불과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작년 말까지는 국내 금융사 주식을 골고루 추가 매입했지만 올해 초에는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확실한 지방 금융사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과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재정확대 정책에 힘입어 은행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만큼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금융사 지분 매입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