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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주요 증권사들이 주당 배당금을 예년에 비해 높였다.
다만 당기순이익 중 현금 배당액의 비율인 배당성향은 오히려 감소,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2월 결산 증권사들이 잇따라 배당실적을 발표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배당규모를 전년대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는 55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는 3.6%, 우선주는 6%이며, 배당금 총액은 1506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도 배당규모를 늘렸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결산 기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220원으로 책정해 지난해 50원 대비 4배 이상 높였다.
합병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회계조정이 발생하면서 2016년 3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데 그쳐 보통주 시가배당률 0.7%를 기록했던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보통주에 대한 배당률을 2.5%로 늘렸다.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총 배당금 규모는 1246억원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552억원으로 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한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올해 순이익의 36.3%를 배당키로 했다.
보통주 기준 주당 배당금은 200원(종류주 204원)으로, 시가배당률은 4.3%를 기록하게 됐다.
배당금 총액은 1288억원이다.
오너 회사로서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꼽히는 대신증권도 보통주 1주당 6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며 20년 연속 현금배당 기록을 이어갔다.
결산배당금 총액은 447억원으로, 1주당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4.12%, 우선주 6.58%, 2우B 6.54%다.
이밖에 교보증권은 올해 보통주에 대해 주당 300원씩을 배당금으로 지급키로하며 배당률 3%(시가배당률 3.3%)대 회사로 올라섰다.
시가배당률 기준 2015년 1.14%, 2016년 1.9%대에 머물렀던 교보증권은 배당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같은 증권사들이 예년에 비해 배당을 늘린 것은 지난해 호실적에 따라 곳간이 넉넉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배당규모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순이익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당규모를 발표한 증권사 10곳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69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2조50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체 배당성향은 27.70%로 나타나 2016년 31.66%보다 감소했다.
순이익은 2배 가까이 늘었지만 배당금은 1.6배 증가에 그친 것으로 배당을 늘릴 여력에 비해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들의 주당 배당액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맞지만 벌어들인 돈에 비해 배당액은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황의 기복이 타 업종에 비해 크고, 올해 역시 여전히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자기자본 규모를 늘린 상황에서 곳간관리 역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여전히 증권사들은 배당보다는 자기자본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올해 증권업계의 배당규모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배당은 매년 일정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호실적 만으로 배당을 크게 늘렸다가 올해 업황이 어려워 배당을 다시 줄이거나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자들 역시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