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혁신 합의서 서명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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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SM상선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당장 협력 여부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유창근 사장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혁신 합의서 서명식이 끝난 뒤 "SM상선 쪽이 추가로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데, 염두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그는 "SM상선과 향후 조건이 맞으면 언제든 협력할 수 있다"면서 "(SM상선과의 협력을) 염두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5일 '해운업 재건 5개년 계획' 발표를 앞두고 불필요한 잡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마지못해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당장은 협력이 어렵다는 기존과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유일 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SM상선은 협력 필요성을 두고 최근까지 정반대의 입장차를 보여왔다. 현대상선은 SM상선의 공동 운항 등 협력 제의에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SM상선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면서 구애를 이어오고 있다.
사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SM상선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이미 수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예정돼 있는데다 선대 규모에서도 SM상선과 큰 차이가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SM상선이 현대상선보다 규모는 작지만, 과거 한진해운의 우수한 운영시스템과 인적자원을 갖고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상선은 5개년 계획이 발표되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친환경 메가 컨테이너선 발주에 나설 계획이다. 유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메가 컨테이너선 발주가 빠르면 내달 중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유 사장은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와 관련된 질문에는 "나중에 설명을 따로 드릴 것"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한편 서명식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해 국내 대표 근해 선사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정기선 통합법인 설립에 대해 "한국 해운 산업의 협력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상선은 두 선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아시아 노선을 공유하기로 했다. 협력 수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가능한한 모든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상선과 장금상선, 흥아해운은 지난해부터 'HMM+2K'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하고 있는 협력 수준에서 추가해서 확대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적 선사들은 지난해 8월 설립된 한국해운연합(KSP)을 통해 항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한국해운연합은 3차례에 걸쳐 일본, 동남아 항로의 구조조정 합의안을 도출했고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통합법인 추진은 2단계 구조 혁신 작업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