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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오는 27일 출범 1주년을 맞이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으로 편의성 측면에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지냈만, 안정성 면에선 합격점을 주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연달아 발생하는 전산 문제에도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소비자 불안은 더 확대되는 실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 동안 총 7건의 전산사고가 일어났다. 시간상 두 달에 한 번꼴로 유사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올해만 대출 신청 오류, 계정 연결 오류 등 4건의 사고가 발생해 전산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사고 유형도 다양하다. 가입 및 로그인 오류, 앱 접속 장애, 체크카드 결제 문제, 대출 오류, 명의도용, 해외 부정결제가 등 은행답지 않게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첫 사고는 지난해 등장과 함께 일어났다.
예상보다 폭발적인 접속량 증가로 가입 지연은 물론 계좌 개설 및 예·적금 가입 오류, 대출 서비스 장애, 고객센터 상담 연결 지연, 체크카드 배송 지연 등 고객 불편을 야기했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는 체크카드 결제 부분이 말썽을 부리면서 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
계좌 잔고가 있는데도 결제가 거절되거나 결제 승인이 나지 않았는데도 돈이 빠져나가는 등 문제가 일어났다. 또 승인과 취소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받거나 중복결제 되는 등 고객 피해는 다양했다.
당시 고객센터는 체크카드 결제 문제를 전산상 미세한 오류, 체크카드 대행사인 KB국민카드의 전산오류, 카드단말기상의 혼선, 데이터나 와이파이 문제 등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식으로 해명해 고객들의 질타를 받았다.
고객 체크카드를 무단 도용해 인터넷상에서 98건이 결제되고 20만원 상당이 빠져나가는 사고뿐만 아니라 고객이 모르는 사이 해외에서 부정 결제되는 일도 일어나 논란을 키웠다.
당시 민원을 제기한 고객은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로 편의점에서 소액을 계산하는데 확인 지연으로 떴고, 두 번 결제를 시도했지만 안 됐다. 이후 다른 카드로 결제했는데 확인해 보니 두 번 모두 금액이 빠져나갔다"라며 "은행 시스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대응과 함께 이 상황에 대한 설명도 없이 승인 취소 카톡만 보내는 고객센터의 대응에 황당했다"고 불만을 토했다. -
이처럼 카카오뱅크의 안일한 대응은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오류가 발생하면 온라인 문의나 상담원 전화 연결로 해결하는데, 이때 대기자만 몇 백명을 넘고 상담사 연결을 위해선 최대 한 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올해 2월과 4월에는 모바일 앱 접속 장애 문제가 연달아 발생했다. 20여분간 앱 서비스 접속이 안 됐고 급하게 이체해야 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애태웠다.
최근에는 고객 정보가 삭제된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해 고객 혼란을 초래했다. 이는 1년 장기 미접속자에 대한 정보 파기 안내 조치였다.
사고는 빈번했지만, 카카오뱅크는 문제 상황에 대한 어떠한 설명과 명확한 고객 안내 공지조차 없다.
이는 기존 은행의 대응법과 차이가 있다. 시중은행과 카드사의 경우 오류 발생 시 불편을 겪은 고객이 일부라도 반드시 공지사항에 관련 문제를 띄워 바로 알리거나 문자 수신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고객에게 알린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산과 관련된 검사를 실시하겠단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초기 운영에 따른 미숙함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있다"이라며 "카카오, 케이뱅크 모두 출범 1년이 지난 만큼 하반기 검사 계획을 잡고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365일 은행 방문 없이 모바일로 간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게 됐고,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고객 편의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운용하는 은행에서 잇따라 벌어지는 시스템 오류에 대한 안일하고 황당한 대응 방식에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