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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 통합출범 이후 리테일과 IB 등 전 분야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매번 일회성 요인에 발목을 잡히며 폭발적인 실적 증가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발행어음 진출, 은증(銀證)협업모델 강화 등 청사진 역시 꾸준히 제시하며 지주 내 핵심 계열사로서의 자리매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2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17.8% 증가했다.
KB증권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1590억원으로 74.51% 증가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현대저축은행 중단영업손실이 반영된 기저효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타 경쟁사와 비교하면 뒤쳐지는 수준이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초대형 IB 5개사 가운데 상장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상반기 예상 순이익은 3645억원, NH투자증권은 2463억원, 삼성증권은 22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상반기 WM, IB, 홀세일 등 대다수 분야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중국 에너지기업 CERCG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디폴트 사태에 따른 평가손 반영이 발목을 잡았다.
CERCG이 발행한 회사채를 유동화한 상품을 200억원 규모 인수한 상황에서 채무불이행 우려가 불거지면서 2분기 실적에 100% 손실로 반영하면서 순익을 끌어내렸다.
KB증권은 지난해 2분기에도 현대저축은행 매각 금액이 장부가를 밑돌면서 17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고 올해 1분기에도 현대상선 실권주를 처분하면서 150억원 가량의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다.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서는 현대증권시절부터 발목을 잡혀온 S&T부문에서 여전히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S&T 부문에서 금리상승, 주가지수하락, 환율상승 등에 적절히 대응 못해서 실적이 좋지 않다"며 "운용역량을 키우고, 올해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 캐피털 마켓 조직간 협업을 통한 효과가 나타나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은 통합출범 이후 일회성 요인과 S&T에서 지속적인 아쉬움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KB금융과 증권 모두 내부적으로 분기 순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은 가운데 하반기 열쇠는 은증협업과 발행어음 진출이 쥐고 있다.
KB증권은 통합출범 이전부터 은증(銀證) 협업을 통한 기업투자금융(CIB)을 강조해왔다.
출범 이후 복합점포를 중심으로 KB국민은행 고객자산을 유치하는데 주력해온 KB증권은 앞으로 계열사 협업을 통해 투자처(기업)을 발굴하고, KB증권이 스타트업 또는 벤처캐피탈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명섭 KB증권 전무(CF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CIB센터 9곳을 중심으로 국민은행과의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어음 사업 진출도 하반기 관전포인트다.
자체적으로 올해 10월 중 인가를 받을 것으로 판단해 올해 안으로 1호 상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시장에 먼저 진출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신경쟁이 일어나지 않았고, KB증권이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계획하고 있어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국내 금융지주사 기반 CIB는 영업 대상이 한정적이고, 오히려 계열사간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