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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버팀목인 지방은행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부산은행과 전북은행이 고성장세를 기록할 때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경남은행만 분기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다는 게 이번 상반기 실적의 포인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경남, 대구, 광주, 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70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0% 성장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방은행 왕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805억원 적자를 내며 연간 순이익 규모에서 대구은행에 선두를, 경남은행에 2위 자리까지 내줬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4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 증가했다. 분기별로 봐도 1분기 33.0%, 2분기(1129억원) 29.3% 증가했다.
순이익 호조는 대출채권 관련 이익 254억원과 부동산 PF 공매 충당금 환입 176억원 등으로 대손비용이 전 분기 대비 크게 감소한 덕이다. 대손상각비의 경우 전년 대비 46.3% 절감해 이익 실현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이 각각 10.81%, 0.98%로 견실한 수익성 지표를 보였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ROE와 ROA가 각각 4.58%, 0.39%까지 떨어졌던 점에 비하면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해 분기마다 하락세를 보였던 순이자마진(NIM)도 직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개선된 2.40%를 기록했다. 1분기에 0.17%포인트 대폭 개선된 이후 연속 상승세다.
부산은행의 실적 상승 덕에 모회사인 BNK금융지주도 역대 최대 반기 순이익을 일궈냈다.
부산은행의 그룹 순이익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9.5%에서 60.9%로 껑충 뛰면서 그룹 내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반면 같은 계열사인 경남은행의 순이익 비중은 38.5%에서 26.7%로 뚝 떨어졌다.
경남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한 10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고전 중이다.
1분기에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2.1% 감소했지만, 2분기 상황은 더 처참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1% 급감한 4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조선기자재업체 2곳에 대한 거액 부실로 218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ROE와 ROA가 1년 전보다 3.2% 포인트, 0.22% 포인트 하락하며 6.92%, 0.59%로 낮아졌다.
여기에 더해 굳건히 지켜온 지방은행 톱3 자리를 광주은행에 내주며 자존심도 구겼다.
광주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0.7% 증가한 456억원으로, 분기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으로 따져보면 경남은행(1087억원)과 광주은행(907억원)의 격차는 180억원에 불과하다. 경남은행의 반전이 없다면 광주은행은 올해 연간 실적에서 역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은행의 NIM 호조세가 눈에 띈다. 2분기 NIM은 2.46%로 직전 분기보다 0.06%포인트 개선됐으며, 지난해 1분기(2.22%)부터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부산은행을 이겼던 대구은행은 다시 2위 자리로 내려왔다.
하지만 CEO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실적 개선 흐름은 안정적이란 평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증가한 상반기 19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분기별로 봐도 1분기 955억원에서 2분기 1028억원으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구은행이 하반기 영업력을 바짝 끌어올린다면 다시 1위 자리를 노려볼만하다.
수익 성장 면에서 봤을 때는 전북은행의 기세가 놀랍다. 지방은행 중 가장 덩치는 작아도 지난 2016년부터 쭉 오르며 상반기 5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4% 증가한 수치로, 1분기(249억원)에도 전년 대비 172.2% 대폭 증가하며 이익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도 이익 부문에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성공적인 현지화로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한 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총영업이익도 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올랐다.
실적 상승세는 모회사인 JB금융지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3년 지주 설립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반기 실적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