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기조 번복… 어느쪽 성향 논객인지 헷갈려최근 SK 추모식서 삼성 윤부근 부회장과 대화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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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보수 논객으로 불리던 송호근 서울대 교수의 오락가락 스탠스에 재계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한때 송 교수는 각계의 진보적 움직임에 맞서 수많은 칼럼을 통해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기점으로 기조가 급변했다.
자신이 옹호하던 재계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송 교수에게 의뢰해 펴낸 ‘혁신의 용광로’란 책에 그의 성향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송 교수는 포스코가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계열사와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야 한다고 했다.이는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벤처 혁신 성장 기조와 대부분 일치한다. 진보 진영 입장과 대척점에 섰던 과거 모습과는 대조된다.자타공인 ‘삼성 저격수’ 꼽혔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 속도조절을 내세우는 것 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이랬던 송 교수의 논조가 또다시 바뀌었다. 격주로 게재하는 중앙일보 칼럼에서 '80년대 운동권 세대에 흔들리는 삼성의 미래'를 걱정했다. 지난 21일 연재한 '혁명세대의 꿈‘은 이뤄질까?'라는 칼럼에서다.
송 교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타깃으로 청와대까지 겨눴다. 그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삼성을 국적 없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려는 시도를 강하게 견제했다. 현 정권이 삼성을 흔들면 엘리엇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삼성을 ‘미아’로 전락시킨다는 것.송 교수의 칼럼에 대해 중앙일보측은 서둘러 "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삼성을 비롯한 재계 안팎에서는 오락가락한 그의 스탠스에 난감한 모습이다.
송 교수는 얼마전 SK하이닉스 사외이사 자격으로 故최종현 SK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행사장에서 조우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던진 말도 화제였다.송 교수는 대뜸 "이재용 부회장은 왜 안 왔나"라고 물었다. 난감한 표정의 윤 부회장은 "개인일정이 있어 못왔습니다"고 답했다. 서둘러 자리를 뜨고 싶은 표정이 역력했지만 송 교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10여분간 질문을 쏟아냈다.정부의 압박에 대한 삼성의 대응방향과 향후 투자계획 등으로 윤 부회장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일각에서는 송 교수가 내달 서울대에서 포항공대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어서 재계의 협조를 얻기 위해 자주 입장을 바꾸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속내는 알 길이 없다.보수 논객의 한 축을 담당하던 송 교수의 엇갈린 행보에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