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안국·라온저축銀에 적기시정조치 부과… PF 리스크 '발목'

금융당국이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렸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정상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점을 들어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24일 금융위원회는 '제22차 정례회의'를 열고 이들 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경영개선권고는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이 은행들은 6개월의 조치 이행기간 중 정상 영업이 이뤄질 예정으로 소비자 불편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악화돼 일정 기준에 미달할 시 경영개선조치를 하도록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조치다. 재무 상태에 따라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 3단계로 나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금융사는 건전성 개선방안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행 기간 중 이들 은행의 경영상태가 충분히 개선됐다고 인정되면 금융위 의결을 거쳐 경영개선권고가 종료될 수 있다.

두 은행은 올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평가를 받아 경영개선권고를 받게 됐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다만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영업정지, 개약이전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수반한 경영개선명령 조치와는 다른 낮은 단계의 권고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안국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리스크로 인해 지난 9월말 기준 연체율 19.4%를 기록해 국내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연체율을 보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4.8%로 위험수위인 20%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업권 평균 연체율은 8.7%,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2%다.

같은 기간 라온저축은행은 15.8%의 연체율을 기록해 업권에서 네 번째로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은행의 유동성비율은 132.7%로 규제비율인 100%를 웃돈다.

금융위는 "이번 경영개선권고는 연체자산 정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저축은행의 건전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간 건전성·지배구조 제도 개선 등으로 강화된 손실흡수능력과 위기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과거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저축은행업권 위기설을 일축했다.

한편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당초 3개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부과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에스앤티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 지표가 이미 개선돼 경영개선권고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에스앤티저축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자본비율은 9월말 기준 21.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