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조-영업익 20조' 달성 눈 앞… 첫 협의 극명한 '의견차'사측, '기본급 1600%+추가' 제시 Vs 노조, 영업익 10% '2조' 요구
  • SK하이닉스가 연 매출 40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 결실을 앞두고 노조와 성과급 협상에 한창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지급한 것과 같이 기본급 1600%의 성과급 수준을 내년에도 유지하고 여기에 추가적인 보너스 일부를 책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와 임직원들의 반발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노조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으로 예상되는 2조 원 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며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성과급 수준을 두고 노조(이천공장, 청주공장)와 협상 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을 기반으로 성과급 기준이 확정되면 내년 초 생산성 격려금(PI)를 시작으로 초과이익분배금(PS)과 특별기여금까지 순차적으로 지급이 이뤄진다.

    SK하이닉스와 노조는 첫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의 극명한 의견차이를 확인했다. SK하이닉스가 제시한 전체 성과급 규모는 기본급의 1600%로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초 지급된 성과급 기준과 같다. 여기에 또 한번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데 대한 추가 성과급 지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놨다.

    기본급의 1600% 성과급 중 PS는 1000% 수준이다. 나머지 400%는 특별기여금에 해당하고 1월과 7월에 각각 지급되는 PI가 기본급의 100%씩으로 지난해 성과급 기준과 같다.

    노조 측은 이 같은 사측의 제안과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인 '20조 원' 영업이익 기록이 유력시되며 전체 성과급 규모도 올 영업이익의 10% 수준에서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SK하이닉스와 노조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일단 올해 4분기 성과 추이를 지켜보며 다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도 팽팽한 대립에서 한 발 물러나 나머지 실적 추이를 지켜보며 협상에 임한다는데 동의했다.

    성과급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또 한번 사상 최대 성과를 낼 것이 확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성과급 규모가 정해진다는 게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0조 1094억 원의 매출액과 13조 721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인 2016년 대비 3배 넘는 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는 여기에 또 한번의 실적 최대치 경신에 나서며 연간 매출 40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새로운 실적 역사가 탄생하게 되는만큼 임직원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회사에서 추가적인 지급을 검토하겠다는 '플러스 알파' 개념의 성과급도 그 기준이나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직원들이 모인 SNS나 노조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이 전해지며 성과급 협상은 잠정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반도체업계에 있는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노조의 협상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반도체부문에서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별보너스 형식의 추가 성과급 지급까지 고려하고 있어 노조가 있는 SK하이닉스의 결정을 참고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