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실적 회복·수주 급증… 경영정상화 성공100% 밑도는 유동비율에 높은 부채비율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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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이 최성안 사장 부임 이후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이면서 곳간도 넉넉히 채우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만 유동비율이 지속 하락하고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은 아직까지 어려운 모습이다.
13일 금융감독원의 경영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ENG은 지난 3분기 매출 1조3057억원, 영업이익 8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0.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5배 증가했다.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5.3%p 상승한 6.5%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52억원으로, 7.9배 증가했다.올 들어 현재까지 신규 수주액도 7조29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538억원보다 47.2% 증가하면서 수주잔고는 13조6091억원을 기록했다.특히 올 들어 해외에서만 69억달러(약 7조8500억원)를 수주하는 등 화공사업이 부활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규모로, 뒤를 잇는 삼성물산(34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앞서 삼성ENG는 2013년과 2015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후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그룹 일감을 지원받는 동시에 화공플랜트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실제로 2014년 4조1873억원에 달했던 화공 부문 수주는 2016년 6894억원까지 감소한 반면 비화공 부문은 2조1893억원에서 4조3058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에 30%대에 머물렀던 삼성ENG의 내부거래 비중도 지난해 61.1%까지 치솟았다.그룹 일감과 함께 계열사들이 참여한 1조253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삼성ENG는 지난해 말 화공플랜트 전문가인 최성안 사장을 선임한 후 △UAE 원유처리시설(CEP) 2조8979억원 △UAE 폐열회수처리시설(HWRP) 5265억원 △태국 타이오일·정유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1조2000억원 등을 수주했다.공격적인 수주 행보 결과 3분기 누계 화공 부문 수주액은 4조26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538억원보다 66.9% 증가했다.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수주물량이 매출화되면서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중동의 플랜트 발주 재개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추가 수주 확보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실적과 먹거리를 모두 챙겼지만 유동자산이 지속 감소하고 있고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삼성ENG의 유동자산은 △2014년 4조5568억원 △2015년 3조7750억원 △2016년 3조6581억원 △2017년 3조3031억원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 3분기도 2조7735억원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올 3분기 유동비율은 88.7%로, 지난해 3분기 96.4%보다 7.73%p 떨어지면서 2012년 이후 6년 연속 100%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87.9%p 감소했지만 여전히 324%로 높은 수준이다.여기에 최근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급격한 원가율 변동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삼성ENG의 전반적인 영업수익성은 취약한 수준"이라며 "수익 및 현금흐름 창출력 수준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최근 들어 우수한 수주실적을 거뒀지만 과거에 비해 사업경쟁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급격한 수주성장은 향후 추가적인 원가율 조정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일부 현안 프로젝트 종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만약 추가 원가가 반영될 경우 화공 부문 원가율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원가율 확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