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생안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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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사업은 지난 30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위의 관리 감독하에 가장 공정하고 건강한 가맹문화를 선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본부와 가맹본부 사이의 갈등만 증폭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최근 만난 유통업계 홍보팀의 말이다. 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정부가 편의점 가맹본부들에 ‘상생하라’며 수익 분배를 압박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편의점 본사와 점주의 상생지원안 갈등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지난해 인건비 부담으로 위기에 처한 편의점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가맹본부가 상생협약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일부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단체행동까지 하며 추가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최저임금 인상분 부담 등 점주 단체들의 요구에 편의점 업체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500억~600억원대의 상생안을 선제적으로 내놨고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쳐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견해다.또한 업계 최고 수준의 상생안을 내놓았음에도 오히려 정부와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인건비 등 가맹점사업자의 운영 비용을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할 계약상 의무나 법적 근거는 없다.그런데도 당정은 가맹사업법은 물론, 업계 제도와 관행을 뛰어넘는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대변하며 가맹본부의 무조건적인 이행을 종용하는 분위기다. 지난 국감에서도 우원식 의원이 조윤성 한국편의점산업협회장에게 전체 계약 기간 최저수익보장을 적용하라고 강권한 입장을 밝히는 상황이다.그렇다고 본사들이 정부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다. 정부의 바람대로 하지 않았을 때 뒤탈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렇다보니 울며겨자먹기로 상생안을 추가로 발표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최저임금이 촉발한 문제가 가맹본사인 대기업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상생은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시장 질서를 지나치게 간섭하고, 일방적인 주장에만 힘을 실어주는 상생이 얼마나 오래갈까. 상생을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한 번 더 고민해야 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