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전력 시비… 금호석화·상표권 등 지라시 난무일각 "혈세로 생색내나" 산은 비판도
  • ▲ 아시아나항공은 즉시 매각추진이라는 수정자구안발표이후 주가가 3일간 95%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 공식홈페이지
    ▲ 아시아나항공은 즉시 매각추진이라는 수정자구안발표이후 주가가 3일간 95%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 공식홈페이지

    금호그룹이 산업은행에 제출한 수정 자구안에는 '즉시 매각 추진'이라는 문구 하나가 눈에 띈다. 이 문장하나만으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일간 95% 급등했다. 31년만에 시장에 나온 '국적항공사 매각'의 출발이 괜찮은 듯 싶었다.

    그런데 시장 한켠에서는 이번 매각이 박삼구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한 '가성 매각'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아시아나매각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낸 직후 증권가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한 찌라시가 하나 돌았다.

    '박삼구 전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아시아나 항공을 그리로 줄 것 같다',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12%를 갖고 있고 자금도 충분하다' 는 등의 이야기였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전혀 사실 무근인 뜬소문 이었다. 이런 근거없는 말이 나도는 까닭은 뭘까.

    과거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상표권을 빌미로 인수합병(M&A)을 일년가량 지연시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박삼구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순순이 내놓을것 같지 않다는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기자회견에서 "박삼구 전 회장의 결단에 감사한다", 박삼구 전 회장이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며 박 전 회장을 수차례 옹호했다.

    또한 "매각 주체는 법률적으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이지만 채권단이 마련한 여러 안전장치를 기반으로 (금호 측이)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위한 발언도 내놨다.

    시장을 진정시키고 매각 흥행을 일으키려는 이동걸 회장의 의도와는 다르게 특정기업과의 사전 교감설도 솔솔나오고 있다. 이미 물밑협상이 있었지만 산업은행이 중간에서 거간꾼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의혹과 함께 박 전회장측의 발목잡기가 없더라도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꽃길'을 걷기가 어려워 보인다.

    우선 인수가격 측정부터 그렇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시 분명히 프리미엄이 붙겠지만 현 시점에서 인수가액 예상이 어렵다는 점도 인수에 현실적인 문제로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벨류에이션이 제각각이며 향후 인수전 분위기에 따라 많게는 수조원 가량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항공산업은 수익성도 높지않고 유가에 따라 수익성의 변화도 심하다"면서 " 대한통운 등 인수마다 실패한 경영상의 실패를 너무 늦게 책임지는 것이고 본인의 능력부족을 직원들에게 진정 미안해 해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동걸 회장의 역할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는 후문이다. 금융당국이나 산업은행은 '국민의 혈세로 생색은 본인들이 다 낸다'는 시장의 지적도 새겨듣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