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VI 45.4로 장기평균 근접 … 주가·금리·환율 흔들릴수록 레버리지 관리가 관건취약부문 신용위험 "여전히 높아" … 가계신용 1968.3조, 10월 이후 증가폭 재확대비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착공↓ … 중소 건설사 매출 증가 0.3%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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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취약부문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지속이 금융불균형 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23일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단기 금융불안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가 2025년 11월중 15.0으로 ‘주의단계’(임계치 12)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다만 2025년 6월 18.6과 비교하면 하락했다. 중장기 잠재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5년 3분기 45.4로 장기평균 45.7 수준에 근접했다고 제시했다.

    ◇시장 변수는 금리 급등·주가 등락 … 주택은 9~10월 과열 뒤 11월 둔화

    한은은 시장 변수 측면에서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된 흐름을 함께 짚었다. 국고채 금리가 9월 중순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으로 큰 폭 상승했고,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축소세를 보이다가 11월 들어 소폭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주가는 정부정책 기대와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뒤 등락하며 변동성이 높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에 대해선 “매매가격은 수도권 중심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거래량은 장기평균을 밑돌았고, 9~10월 수도권 상승세가 확대됐다가 11월에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주택시장 ‘이중 구조’가 핵심 … 수도권 과열 신호와 비수도권 부진 동시에

    한은이 특히 강조한 대목은 지역별 온도차다. 한은은 비수도권의 경우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착공 물량이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위축이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중소 건설사의 2024년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대비 0.3%에 그치는 등 부진을 기록했고 “금년에도 이러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대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금융불균형 누증의 잠재리스크로 제시됐다. 주택시장 위험지수 산출 결과 서울은 2021년 정점 이후 하락했다가 2025년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해 전고점을 웃돌았고, 수도권도 전고점에 근접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역별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아파트 시가총액 비율에서도 지난해 이후 서울과 수도권이 크게 상승해 직전 고점에 달하며, 실물경제 규모 대비 주택가격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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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는 ‘둔화 뒤 재확대’ … 안정의 전제는 레버리지 관리

    가계부채 흐름도 경계 대상으로 제시됐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세가 3분기 중 둔화됐으나 10월 이후 국내외 주식 투자수요 확대 등으로 기타대출이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확대됐다고 밝혔다. 2025년 3분기말 가계신용은 1968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증가했다.

    결국 한은의 ‘안정’ 평가는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 등 기반 체력에 기대고 있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레버리지 확대와 맞물릴 경우 금융불균형이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는 경고가 동시에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용성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취약부문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정부 대책 이후에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에는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역간 주택가격 차별화 등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해 일관성 있는 거시건전성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정책과 더불어 취약부문에 대한 미시적 보완책 들을 함께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