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 타국 확대, 중국 경제 리스크 등 불확실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경기 반등 시간 소요"경상수지 악화 속 달러화 강세, 외환시장 불안 우려
  • ▲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주제로 설명을 하고 있다. ⓒ윤희원 기자
    ▲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주제로 설명을 하고 있다. ⓒ윤희원 기자
    [난디(피지)=윤희원 기자] 글로벌 경제지표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부진해 경기 둔화가 지속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EU·일본 등과의 무역갈등 우려, 중국 경제 리스크, 자동차 관세부과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피지 난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앞두고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주요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낮지만 세계경제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 글로벌 불확실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세제개혁 영향 축소로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고, 유로존과 일본도 부진하다"며 "중국도 최근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전문기관뿐만 아니라 주요 IB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전망치 3.7%에서 이달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1월 전망치 3.5%에서 지난달 3.3%로 내렸다.

    정규돈 원장은 "미·중 리스크가 큰 와중에 타국과의 무역갈등도 우려되고 있으며, 당장 자동차 관세도 해결이 안 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잠재리스크로 남아있어 세계 경기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의 합의 가능성이 있으나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행보로 중국에 이어 EU, 일본 등과 무역갈등이 확대될 경우 전 세계적인 무역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구조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규돈 원장은 "중국이 경기부양에 집중하고 있으나 지난주 정치국회의에서 개혁을 더 강조하는 등 성장 촉진보다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 중국 지표가 개선됐지만, 이는 재정지출의 연간 목표 6.5%를 1분기 중 조기 집행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요 IB 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과잉 공급 및 부채 조정에 더해 무역갈등에 따른 성장률 저하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해 성장률이 목표치 6.0~6.5%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IMF도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2%에서 0.1%포인트 상향했다.

    하지만 정 원장은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경기부양책의 효율성이 낮고 경제구조조정도 지연되면서 기업 부채, 부동산시장 불안, 자금이탈 등 내제된 구조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으며, 거래량도 위축되고 있다. 특히 올해 부동산시장은 도시 규모별로 차별을 보이며 5년 사이 가장 저조한 수준에 그쳐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부진이 지속할 경우 건설투자와 가계소비를 위축시킬뿐만 아니라 재정지출 확대 여력을 줄여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 효과를 저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정 원장은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조정되면 마이너스 부의 효과로 민간부문의 내수가 위축되고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이 축소돼 경기 위축의 악순환이 된다"며 "무역분쟁으로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달러화 강세가 확대되면 자본이탈과 외환시장 불안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이에 더해 그동안 기업들이 역외에서 대규모로 발행한 달러채의 신용위험도 커지면서 결국 국제금융시장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원장은 향후 세계경제의 실물지표의 부진이 확인되고 국제유가 급등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재차 확산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세계 주가가 올해 중 글로벌 통화정책의 긴축 중단, 무역협상 기대 등을 반영해 15%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은 실물경제 대비 낙관론이 우위인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 교역량 증가세 둔화와 경기선행지수 하락 등이 지속하고 있어 경기가 반등하기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도 여전히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 둔화를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