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코리아, 감사보고서 작성 후 첫 매출 감소… 2조 턱걸이美 나이키도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 트렌드 대응 실패런닝화로 재편되는 국내 시장… 호카, 온러닝 등 新 브랜드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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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브랜드 대표 주자였던 나이키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시장에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나이키코리아의 매출이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제동이 걸린 것. 나이키코리아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감사보고서 작성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런닝화 시장으로 재편되는 스포츠 시장에서 나이키가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하면서 후발주자의 추격에 쫓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나이키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회계연도(23년 6월~24년 5월) 매출이 2조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 줄었다.

    매출만 보면 전년 수준을 유지한 셈이지만 주목할 점은 성장률이다. 나이키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브랜드다. 보복 소비와 함께 레트로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렸다. 

    실제 2019 회계연도(19년 6월~20년 5월) 매출 1조2936억원이었던 나이키코리아는 이듬해 1조4522억원으로 12.3% 신장했고 2021년 회계연도에도 15.3% 신장한 1조67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회계연도에는 매출 2조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1%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포츠 브랜드 단일 매출 2조원 시대를 연 것은 나이키코리아가 최초다.

    문제는 이런 나이키의 폭발적인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매년 두자릿 수 성장률을 이어가던 나이키코리아의 매출이 감사보고서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나이키코리아의 매출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미국 나이키 본사는 지난 6월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회계연도 매출이 513억6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었다. 이튿날 나이키의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을 정도.

    국내 법인인 나이키코리아의 부진도 이런 글로벌 나이키의 부진과 궤를 함께한다. 근본적으로 신제품의 부재와 트렌드 대응의 실패가 원인으로 꼽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브랜드가 통상 5년을 주기로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는데, 장기적으로 집권해온 나이키도 국내 시장에서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특히 런닝화로 옮겨가는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후발주자에게 공간을 내줬다”고 말했다. 

    실제 런닝화로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에서 나이키가 이렇다 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도 성장이 꺾인 주요 이유다. 나이키코리아 매출의 65~70%를 달하는 신발 부문은 최근 경쟁에 쫓기는 중이다.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한 나이키코리아와 달리 뉴발란스는 올해 매출 두자릿 수 성장을 통해 사상 첫 1조원을 돌파를 예고하고 있다. 동시에 호카, 온러닝 등의 러닝 전문 브랜드의 인기도 국내 스포츠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일본 러닝화 브랜드의 강자로 꼽히는 아식스, 미즈노도 국내 시장 공략을 통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 브랜드의 출현과 함께 나이키 브랜드에 대해 고객들이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기 힘들어졌다”며 “신생 브랜드의 출현과 함께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여전히 나이키의 위상은 높지만 예전만큼 부동의 1위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