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행정 홍보대사 위촉식을 놓고 뒷 말이 무성하다.
국세청은 대국민 성실납세 의식 고취를 명분으로 모범 납세자로 선정된 남녀 연예인을 매년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있다.
2001년 배우 박상원·아나운서 정은아씨를 시작으로 벌써 19년째다.
올해는 지난 3월, 5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여받은 이제훈·서현진을 홍보대사로 낙점, 지난 9일 위촉식이 진행됐지만 건강상을 이유로 서현진이 당일 불참을 통보하며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당초 4월 18일로 예정됐던 위촉식 역시 건강문제를 이유로 들은 서현진 측의 요청에 따라 한차례 뒤로 미뤘던 터라 국세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19년 만에 처음으로 당사자가 빠진 채 진행된 행사는 볼썽사나웠으며 그 취지 역시 빛이 바랬다.
홍보대사는 포스터와 공익광고 모델 역할을 담당하는데 위촉식 당일 예정된 화보 촬영도 당연히 차질을 빚었다.한두달씩 행사에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는 서현진 측은 지난달에는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으며 오히려 국세청이 연기하자고 해서 응했을 뿐이라는 항변을 한바 있다.
당시 소속사 관계자는 "당장 지금이라도 갈 수 있다"고 펄쩍 뛰기도 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자연스레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을 손볼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국세청은 여전히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으로 납세 의식을 고취하는데 긍정적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연예인도 손해볼 일은 별로 없다. 모범납세자로 선정될 경우 3년간 세무조사 및 징수 유예, 납기연장 시 5억원 한도의 납세담보 제공 등의 혜택이 부여돼 연예 기획사에서 군침을 흘리는 자리다.
결국 유명 인기 연예인의 모범납세자 선정은 국세청 홍보대사 위촉으로 이어지며, 상호간 윈윈하는 모양세를 띄고 있는 것이다.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쪽에선 이번 위촉식 해프닝을 통해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 관행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거듭 제기되고 있다.
과연 연예인을 앞세운 과거 홍보전략이 국세행정과 납세의식 제고에 도움이 될지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 해프닝에 불과한 사안으로 취급할수 있으나, 국세청의 세정기조인 ‘국민이 공감하는 세정 구현’을 위해 과거의 관행을 탈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