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스코SS비나 수입 물량 20만1815톤…전체 H형강 수입 55% 차지내년 중국 수입규제 재심 진행…中 철강사, 베트남과 형평성 맞지않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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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H형강 수입을 둘러싸고 국내 제강사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은 포스코 베트남 자회사인 포스코SS비나에서 유입되는 H형강 물량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단 입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제강사들은 베트남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요건 검토에 들어갔다.

    날로 늘어나는 베트남산에 대해 규제하지 않으면 국내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단 우려에서다.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하는 수출입실적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베트남산 H형강 수입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한 20만1815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H형강 수입(36만4319톤)의 55% 수준이다.

    올해 역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1~3월 베트남산 H형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은 5만4966톤을 기록했다.

    현재 포스코는 국내에서 H형강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대신 베트남 자회사인 포스코SS비나를 통해 국내로 수입하는데, 베트남산 전량이 SS비나 물량이다.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베트남산 수입 증가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6년 과도한 중국산 유입으로 국내 시장이 큰 피해를 입자 이들은 반덤핑 제소로 중국산 수입을 막아냈다.

    현재 중국산 H형강은 가격과 물량에서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수입은 2016년 53만3146톤, 2017년 35만5510톤, 2018년 14만5742톤 등 날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자리를 베트남산이 대체하고 있어 수입 규제의 효과가 사라졌단 점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무역 규제에 대한 재심이 내년에 이뤄지는데, 중국 철강사들이 베트남과의 형평성을 주장하고 있어 규제가 풀릴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를 상대로 반덤핑 제소란 극약처방까지 꺼내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중재를 해야 하는 한국철강협회 역시 손을 놓고 있어 협회 역할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된다. 포스코와 국내 제강사들은 철강협회를 중심으로 H형강 수입 물량에 대해 수차례 논의했지만, 마땅한 결론을 못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강사 관계자는 "2016년부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H형강이 대체 수입되면서 중국산 AD 조치에 대한 효과가 상쇄됐다"며 "점점 늘어나는 베트남 물량에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물량 등 베트남산이 반덤핑 요건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중국산 빗장마저 풀릴 수가 있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