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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그룹이 현 정부 노선에 맞추는 듯 반하는 행보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계열사별로 파격적으로 친정부 성향의 인사를 영입하고, 현정부가 적극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여성 정책에 적극 협조하며 관련 금융상품까지 출시하는 한편에서는 정부의 기조와 상반된 채용과 성과보상체계를 유지하고,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의 자회사 메리츠자산운용은 내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
전일 메리츠자산운용은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여성 고위관리직 확대 목표제를 도입해 2020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기업 자율 협약을 체결했다.
진선미 장관이 참석한 협약식에서 메리츠자산운용은 여성 경력 개발 지원을 위한 제도 시행,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유연근무 환경조성, 육아와 직장 생활 조화가 가능한 기업문화 구축 등을 약속했다.
진 장관은 "메리츠자산운용과 협약을 기점으로 금융권도 다양한 성평등 조직문화가 조성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회사에 힘을 실어줬다.
진선미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여성 임원 할당제와 같은 남녀간 갈등의 소지가 있는 정책을 일관적으로 밀어붙이며 논란 역시 키운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는 여성이라 이 자리에 왔다" 발언, 20대 남성과의 역차별 문제, 지나친 기업규제 등 여성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현 정부는 여전히 진 장관에 확실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리츠자산운용은 내년까지 여성 임원을 2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앞서 국내 최초로 여성펀드를 출시하기도 했고, 펀드의 1호 가입자가 진선미 장관이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메리츠더우먼펀드'는 여성친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며, 기업의 여성 인력 활용, 여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선다.
역대 정부 가운데 현정부가 여성인력 활용에 가장 공을 들이는 가운데 메리츠자산운용이 민간부문에서 정부 노선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인사영입에서도 정부 성향의 인물들을 꾸준히 영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을 사장, 전무 등 임원으로 전진배치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논란속에서도 청와대 행정관을 상무로 영입했다.
금융권 경력이 전무한 인물 채용을 두고 낙하산 인사와 권력 줄대기 비난이 끊이지 않았지만 회사측은 "브랜드 전략 및 대외 홍보가 필요해 지난해부터 물색해 왔다"며 "우리가 먼저 영입제의를 했고, 외부청탁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같은 논란은 한때 금융감독원까지 불똥이 튀기도 했다.
지난 3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금융권 낙하산 인사 관련 발언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연일 해명자료를 쏟아냈다.
금감원의 이례적인 횟수의 해명에 대해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청와대의 영향력을 의식했기 때문이고, 메리츠금융은 그만큼 힘있는 인물을 영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메리츠금융그룹이 친정부 기조로 완벽하게 발을 맞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우선 내부적으로 성과보상 정책에서 금융사 경영진의 고액 성과급 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정부와 맞선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철저한 성과 보상이 다시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가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
계열사들의 실적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성과급 역시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여전히 현정부는 금융권의 성과주의, 특히 고액의 성과급을 곱지 않게 보며 손을 볼 방안을 찾고 있다.
또 비정규직 해소에 일관적인 관심을 보이는 정부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계약직 비중이 높은 메리츠에 대한 감시의 눈길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회사 정책은 결국 금융감독원이 4년만에 부활시킨 종합검사의 첫 타겟으로 지목되는 결과를 직간접적으로 가져왔다.
금융감독원은 설계사에 대한 수수료 체계 개편 이후 급격히 외형이 커진 메리츠화재에 대한 종합검사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메리츠화재가 독립보험대리점(GA)에 대한 시책경쟁을 촉발시키고, 치아보험이나 치매보험 등 최근 문제가 불거진 상품 판매에서 과도한 인수기준 완화 기조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차원의 경영방침과 무관하게 현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우선 여전히 실효성에 논란을 안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은 생산성 개선 없는 임금 상승의 부작용이라고 강력히 비판해왔다.
저소득층 소득 인상을 기대하는 소비 증가는 한계가 있고,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 맞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발표할 당시 올해 2.5% 성장률을 낙관한 것에 대해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은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메리츠종금증권은 "정부 입장에서는 소비위축을 우려해 부진을 예견하면서도 고의로 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2.2%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 거래세 인하와 관련해서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양도세 도입 시 개인은 기대 수익률이 하락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 비중이 줄 것"이라며 "국내 주식의 비교우위가 사라져 해외 주식 거래가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