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도 받기 전인데… 수사기관, 일부 언론 '죄인' 프레임"제발 공정한 수사, 재판 받을 수 있게 해달라" 호소
  •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에 대한 수사와 언론보도 행태에 유감을 표명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단 한 번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너무나 악화된 여론 현실 때문에 '꿈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감 표명은 수사 및 언론보도가 삼바 건에 대한 본질을 흐리고 있는데다, 왜곡과 과장으로 엉뚱한 여론이 형성되자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선위의 '분식회계' 고발장 접수로 시작된 수사의 칼날은 '회계부분의 적법성' 여부와는 달리 합병과 승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수 있다. 게다가 일부 수사 내용을 특정 언론에 흘려주며 도덕적인 흠집과 망신을 주는 방식으로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다.

    이같은 태도는 명백한 언론플레이라고 재계는 지적한다.

    압수수색을 퉁해 사무실 바닥에서 서버와 노트북을 찾았다는 것과, 삭제된 폴더에서 이재용 삼성전지 부회장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의 통화 음성이 나왔으니 지시를 하고, 은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무실 바닥에서 압수했다는 서버와 노트북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 지는 공개된 내용이 전혀 없다. 삭제된 폴더에서 음성 파일을 복원했다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수사기관만 알수 있다.

    이를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스모킹건 같은 명확한 증거를 찾았다면, 수사 내용을 외부에 유출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공장 사무실 바닥에서 공용서버와 노트북 발견', '이재용 부회장 통화 내용 복원' 등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분식회계 관련 상장 및 지분구조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는 전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관심 조차 없어 보인다. 

    결국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먼 정황만 잔뜩 늘어놓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겠냐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오해는 물론 회사와 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 주가는 지난해 4월 60만원에서 현재는 반토막 났다. 소액투자자들 역시 분식회계 의혹으로 인한 손해를 봤다며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재판도 받기 전에 이미 죄인 프레임을 씌우는데는 성공을 한 셈이다.

    삼성은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 수십차례의 압수수색과 수사로 피로감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적폐로 낙인이 찍히며 '삼성=유죄'라는 공식이 만들어져 가고 있고, 삼성이 하는 모든 경영 활동 마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현실의 정부는 뻔뻔하게 수십, 수백조원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삼바에 대한 수사를 보면 3년전과 판박이다. 

    국정농단 수사 당시에도 수사 내용 관련,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방송과 신문의 의혹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수사 중인 만큼 아무런 입장도 내놓을 수 없었고,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결국 검찰은 삼성을 재판도 시작하기 전에 엄청난 죄인으로 포장해 재판장에 세울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확정 판결'이 난 사건은 없는데 일부 언론들은 국정농단 사건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삼성의 모든 것이 '유죄'라고 몰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20여 차례의 압수수색을 받고, 또 계열사의 경영진 등 임직원 수백여 명이 조사를 받아오면서 삼성의 개별 '경영행위'까지 '범죄'로 몰아가는 분위기까지 확산되자 '제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글로벌 최대 전자기업이 국내에서는 '꿈틀'거리는 지렁이가 됐다. 장기 수사에 따른 내부적 피로감이 쌓이면서 삼성 안팎에서는 "도대체 사업은 어떻게 하나"는 한숨만 터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