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에 제안해 토론회 성사 … 평행선이어도 첫발 뗀 것에 의미지속적 대화의 장 마련 … '여야의정협의체' 대체 가능성 전공의 등에 칼 꽂은 것인가 … 醫 내부 비판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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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의정 사태 장기화 상황 속 '숙론'을 강조하며 대통령실, 정부와 토론을 진행한 이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대화는 평행선을 그렸어도 첫발을 뗐다는 긍정평가 이면에 불필요한 개입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의료계 내부 비판론이 맞서고 있다.

    11일 서울의대 비대위는 "긴 안목을 가지고 의료 바로 세우기를 목표로 (의정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며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대화를 위한 자리가 꾸준히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전날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서울의대 교수들과 장상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복지부 실장이 참여했다. 일방적 주장과 반박으로 이어지는 형태였으나 참가자들은 숙론에 의미를 부여했다.

    숙론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제안한 방식으로 '누가 옳으냐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 싸워 이기기보다 모두를 위한 최선을 찾자'는 의미가 있다. 

    대통령실에 이러한 제안을 던진 서울의대 비대위는 "상대의 이야기를 꼬투리 잡거나 비방하지 않고 한국 의료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전날 정부가 의료기본법상 보건의료발전계획을 20년간 만들지 않았음을 인정했고 의료계와 머리 맞대어 만들겠다고 한 것은 큰 진전"이었다며 "(수질오염의 온상에서 생명의 호수로 거듭난) 시화호의 예처럼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 측은 "타 의료단체도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은 큰 틀에서 변화와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더라도 계속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 관건이고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교수들이 중심이 돼 정부와 숙론의 장을 열자고 제안한 것은 답보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읽힌다. 현재 가동이 불투명한 '여야의정협의체'의 일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투쟁이 필요한 시기에 대화로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강경파의 반론이다. 경기도의사회 차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의사회는 "2025년 입시가 강행되면 미래세대 이 나라의 의료를 책임지는 전공의, 의대생들의 미래는 사라져 이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다"며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의료계는 장상윤 사회수석을 복지부 장, 차관과 함께 파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한가로이 대화나 하자는 것이냐"며 "서울의대 비대위는 죽어가는 의대생과 전공의 등에 칼 꽂는 정부 어용단체"라고 비판했다. 

    서울의대 비대위의 행보에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2025년 의대증원 절차는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는 피해는 급증하고 있다. 의정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가동을 비롯해 별다른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