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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는 허가 과정에서에서의 문제를 그대로 노출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에 유리한 방향으로 의도를 갖고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17년 4월 인보사 허가 문제를 심의하기 위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소집했다. 출석한 심의위원은 모두 7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6명이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인보사 임상시험 결과 통증 개선 효과만 있을 뿐 연골재생 효과가 없는데 신약으로 허가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때문이다.
그러자 식약처는 두달 뒤인 2017년 6월 심의위원회를 재차 소집했는데 이때는 1차 회의 때 허가를 반대했던 위원 3명이 빠지고 5명이 새로 소집됐다. 이후 인보사는 허가가 통과된다.
이를 두고 식약처는 1차 회의에 참석한 3명이 일정상 못 온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석연치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어제(29일) 감사원 감사를 통해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의 특혜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식약처가 인보사의 주성분 중 2액이 바뀐 사실을 허가 이전부터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관리 감독 소홀로 알지 못했다면 이는 직권남용 또는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 한 시민단체는 당시 식약처장을 지낸 손문기 경희대학교 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식약처가 2017년 허가 당시부터 현재까지 인보사 2액의 세포변경 사실을 몰랐다면 이는 더욱 큰 문제다. 사실상 허가 당국으로서의 전문성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가 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식약처가 당사자에 허가 취소에 대한 통지 없이 해당 처분을 28일 발표했고, 당사자인 코오롱생명과학은 다음날인 29일 저녁 인보사 행정처분 사전통지 공문을 수령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코오롱생명과학은 법적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허가 취소는 무효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식약처의 행정처분 과정이 법적 절차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충분한 해명절차가 없었다는 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사안이 업계와 해당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중대한 사안인만큼 조금의 잡음도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이번 인보사 사태는 단순히 코오롱생명과학의 문제가 아니다. 식약처는 허가당국으로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식약처는 결코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