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이어 리보세라닙' 잇따라 좌절바이오주 전반 투자심리 위축전문가 "글로벌 임상 3상에 신중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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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국내 바이오 산업에 대한 시장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에 이어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이 신약 출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제약·바이오 주식이 급락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약업종 지수의 시가총액은 한 주간 30조220억원에서 28조3260억원으로 1조6960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10조5860억원)의 16.02%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닥시장의 84개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28일 8,017.48로 마감하면서 지난 주말 대비 5.66% 하락했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73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 역시 3,030.19로 종료하면서 한 주 전(3,195.32)보다 5.17% 떨어졌다.
최근 바이오주의 급락은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27일 연 기업설명회에서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 결과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이번 결과치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이치엘비는 28일까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 기간 주가는 3만5300원까지 떨어져 이번 악재에 노출되기 전인 26일 종가(7만2000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시가총액은 2조8249억원에서 1조3850억원으로 1조4399억원 증발했다.
인보사 사태에 이어 에이치엘비도 임상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투자심리 위축은 바이오주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헬릭스미스, 신라젠, 메지온 등 하반기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선 대다수 바이오주가 기업 실적 같은 펀더멘털보다는 신약 개발 및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지탱한다고 있다는 데서 문제점을 찾고 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도 성공을 지나치게 낙관했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에이치엘비는 그동안 임상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리보세라닙의 중국 임상 결과가 뛰어나고 현지에서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고 설명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진출을 위해 리보세라닙의 원 개발사인 미국 자회사 LSK바이오파마(LSKB)를 합병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임상 3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마지막 임상 3상을 통과하기 어려운 만큼,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보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