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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또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2018년 7월 이후 1년새 벌써 4번째 기술수출 계약이며, 계약규모로만 레이저티닙에 이은 두번째 수준이다.
1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콜성 지방간염(이하 NASH) 신약(YH25724) 관련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총 계약규모는 8억 7000만 달러(1조 52억 원)로, 유한양행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4000만 달러(약 462억 원)를 수령받는다. 또 마일스톤 지급액(기술료)으로 최대 8억 3000만 달러(약 9590억원)를 받게 되며, 추후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적으로 수령한다.
유한양행이 기술수출한 'YH25724'는 간질환 치료를 위한 최초의 GLP1R/FGF21R 이중작용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전임상연구 결과, YH25724는 내장에서 생성된 호르몬인 GLP-1과 FGF21이 결합하는 경우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GLP1R/FGF21R 이중작용제는 지방간염 해소 및 직접적 항섬유화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간세포 손상과 간 염증을 감소시킨다.
베링거인겔하임은 NASH의 특징 하나만을 표적화하는 방법으로는 중증의 NASH 환자에서 완화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증, 염증 및 섬유증이라는 NASH의 3가지 핵심 요인을 모두 표적화하는 차세대 치료방법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오픈이노베이션·오랜 파트너 관계… 또 통했다
이번 기술수출은 그간 이뤄진 유한양행의 대규모 기술수출 사례와 여러면에서 닮아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과임과 동시에 그간 국내서 오랜기간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이 성사됐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신약후보물질은 제넥신의 약물지속형 플랫폼 기술(HyFc)이 접목된 융합단백질로, 바이오의약품 관련 타사와의 첫번째 사업 협력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200억원을 투자해 제넥신의 지분을 취득하고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NASH치료제 YH25724의 개발을 진행해 왔다.
유한양행은 올 초 길리어드로 기술수출한 NASH치료제를 포함해 총 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가장 개발 속도가 빨랐던 것이 YH25724이다. 당초 올 하반기 미국 임상 1상 진입이 목표였다.
이는 지난해 얀센에 기술수출한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의 개발 모델과도 닮아 있다. 레이저티닙은 2015년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 15억원을 주고 사들여 개발하던 중 기술수출로 이어졌다.
YH25724와 레이저티닙 모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대규모 기술수출로 이어진 성과다.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유한양행과 국내에서 오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의 대표 신약인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등에 대해 국내 도입 초기부터 마케팅 및 영업을 맡아 시장 선두권에 올려놓은 바 있다.
오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며 베링거인겔하임이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기술수출로까지 이어진 배경으로 한 몫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올 초 또 다른 NASH치료제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길리어드 역시 유한양행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의 B형 간염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에이즈 치료제 등을 공동판매하며 파트너십을 유지해왔고, 원료의약품 부문에서도 자회사 유한화학이 길리어드의 주요 품목 원료를 공급하면서 수출에서 뗄 수 없는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때 글로벌 제약사의 판매사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오랜 파트너 관계가 대규모 기술수출로 이어질 수 있었던 발판이 된 셈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유한양행은 심혈관대사질환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협력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NASH 환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약품 개발에 베링거인겔하임의 임상 전문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