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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글로벌 영역 확장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현지화'를 내세우고 있다.
직접 해외에 공장을 짓거나 법인 설립을 통해 철저한 시장분석으로 성공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위제약사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한미약품의 중국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이 꼽힌다. 북경한미약품은 1996년 설립돼 2002년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2008년 연구센터를 출범시켰다.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용 정장제, 기침가래약, 항생제 등 총 20여개 제품을 판매하며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1분기 전년 동기대비 4.6% 성장한 703억원의 매출과 192억원의 영업이익, 17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베이징 지역의 북경대, 청화대, 심양약대 등에서 우수인력을 확보해 북경한미약품의 영업인력 800명 중 69%는 현지에서 채용한 의약학 전공자들로 구성됐다.
또 북경한미약품은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는데, 한미약품의 신약후보물질에 적용하고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는 북경한미약품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제약사마다 각자의 전략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유한양행, GC녹십자, LG화학 등이 진출해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와 보스턴에 현지법인 '유한USA'를 설립했다. 유한양행은 유한USA를 통해 글로벌 신약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현지 기업들과의 수출계약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GC녹십자는 미국에서 지난 2009년 현지법인 'GCAM'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꾸준히 혈액원 설립을 늘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10번째 혈액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북미 혈액제제 시장 진출에 있어 안정적인 혈장 확보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6월 보스턴에서 연구센터인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 LG화학은 바이오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 개발 및 외부 도입 신약과제의 글로벌 상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현지화 전략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종근당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치카랑에서 합작법인 'CKD-OTTO'의 항암제 생산 공장 준공식을 개최, 아세안지역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로써 채비를 마쳤다. 이번 공장은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이다. 따라서 이슬람 국가로 보다 빠른 진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 제약사 컴비파와 공동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를 완공했다. 이를 통해 동아에스티는 컴비파에 자사 제품인 만성신부전환자의 빈혈치료제 '에포론'과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류코스팀' 등의 바이오의약품 원료를 수출하게 됐다.
이밖에 대웅제약은 2014년 현지 바이오업체 인피온과 조인트벤처(JV)로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대웅인피온'을 설립했고, 제넥신도 인도네시아 제약사 칼베 파마와 합작법인 'PT 칼베 제넥신 바이오로직스'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현지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진출의 안정적인 기반 확보 마련과 동시에 신약개발을 위한 전략 수립의 통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