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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제약사들의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지속적인 R&D투자를 상쇄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 부문 매출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종근당은 R&D투자를 확대하면서도 빠른 도입신약을 통해 외형을 넓혔고,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개량신약들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선두인 유한양행은 2분기 실적(이하 모두 별도기준)이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1% 감소한 4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액 역시 7.2% 줄어든 3557억원에 그쳤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최대 품목인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인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과 R&D투자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유한양행 전문의약품 매출 선두품목인 비리어드는 2분기 매출이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했다.
여기에 R&D투자 비용이 급격하게 높아졌는데, 전년 동기 254억원에서 올해 2분기 336억원으로 무려 32.5% 늘었다.
종근당은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190억, 2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12.3% 늘었다.
이로써 종근당은 창립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목표치인 연매출 1조원 달성도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전문의약품 매출의 성장이 밑바탕이 된 결과다.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이 전년 동기 대비 73.5%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했고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는 8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7.6% 증가했다.
특히 올해 1월 씨제이헬스케어와 공동판매 계약을 통해 도입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98억원을 기록하면서 2분기에만 54억원이 반영됐다.
대웅제약의 경우 상위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역대 최대 분기매출액까지 달성했다.
대웅제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6% 증가한 171억원이며, 매출액은 10.6% 늘어난 2634억원이다.
대웅제약은 이같은 실적 개선에 대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전 부문의 고른 성장과 더불어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진출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위제약사 가운데도 일반의약품 부문 성장이 돋보이는데, 전년 동기 231억원에서 23% 성장한 2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력 품목인 우루사, 임팩타민 등이 견고한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176억원, 2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12.4% 증가했다. 한미약품 역시 전문의약품 부문의 성장이 주효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181억원을 기록했고, 3제 복합제인 '아모잘탄플러스'는 무려 92.3%나 성장하면서 4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이 17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했고,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은 20.6% 증가한 7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 6월 사노피와 체결한 공동연구비 감액 수정계약의 영향이 반영되면서 전년 동기 593억원 보다 감소한 428억원을 R&D에 투자한 것이 영업이익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동아에스티는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99억원, 1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0.5% 줄었다.
동아에스티의 영업이익 감소는 지난해 1월 미국 뉴로보에 치매치료제 'DA-9803'을 양도하고 받은 1회성 기술양도금 등에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이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한 67억원을 기록했으며, 손발톱무좀 치료제 '주블리아'도 전년 동기 대비 61.9% 증가한 48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제약사들의 글로벌 임상 진행 속도가 진척되면서 R&D비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내수 시장에 다시 주목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어 내는 업체들의 다양한 전략을 주목해봐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