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헬릭스미스·유틸렉스 등 회사 차원에서 발빠르게 대응"업황 좋지 않은 탓에 작은 소문에도 흔들… 적극 대응으로 돌파"
  • ▲ 제약·바이오 신약 이미지 ⓒ연합뉴스
    ▲ 제약·바이오 신약 이미지 ⓒ연합뉴스

    최근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각종 루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유틸렉스 등이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등 '주주 달래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KRX 300 헬스케어 지수는 2660.83에서 2283.80으로 14.17% 떨어졌다. 올 상반기 동안 3084.06에서 2585.13로 16.18% 하락한 데 이어 지난 1개월간 더욱 가파른 속도로 떨어진 셈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가 터지기 전(7만 5200원)보다 71.95%(5만 4100원) 떨어진 2만 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사실상 실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난 6월26일 7만 2000원이었던 주가가 1일 현재 2만 5500원으로 64.58%(4만 6500원)이나 하락한 상태다.

    각종 악재로 인해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반토막난 것은 물론, 해당 악재와 무관한 기업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연일 주가가 하락하면서 각종 루머도 불거지자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유틸렉스 등은 회사 차원에서 진화에 나섰다.

    에이치엘비는 각종 루머가 불거지면서 지난 30일 주가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4.57%(7000원)까지 급락했었다.

    진양곤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만기에 대한 반대매매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과 LSK바이오파트너스(LSK BioPartners, 이하 LSKB)가 유럽 암학회(ESMO)에 참석 못할 수도 있다는 루머가 확산된 것이다. 리보세라닙 임상 실패로 인한 상장폐지, 금융감독원 조사 착수 등의 풍문으로 번지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날 장 마감 이후 발빠르게 주식담보대출 현황 관련 공시를 올리고, 회사 공지를 통해 중대한 루머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오는 9월 임상 3상 발표를 앞뒀지만 주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에이치엘비 쇼크' 이후 임상 3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번진 탓이다.

    이에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17일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임상 3상과 관련된 중요 일정들을 공개한 바 있다.

    일단 내달 2~6일 '데이터 락(Database Lock)'을 통해 환자와 관련된 정보를 동결한다. 이달 23~27일에는 중요 데이터 분석과 발표가 진행되면서 임상 3상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데이터에 대한 심층 분석은 오는 10월18일에 완료된다.

    최근에는 VM202 임상 3상의 주평가지표(primary endpoints)의 2개 중 1개인 50% 반응자(50% responder)의 숫자가 적어 임상 3상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루머로 몸살을 앓았다.

    헬릭스미스는 어려운 상황을 다소 유머러스하게 돌파했다. 회사 팝업창을 통해 '험담가들에게는 미안한 오늘의 루머'라는 게시글을 올린 것이다. 해당 게시글은 주주들로부터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 ▲ 헬릭스미스는 최근 회사 팝업창을 통해 '험담가들에게는 미안한 오늘의 루머'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헬릭스미스
    ▲ 헬릭스미스는 최근 회사 팝업창을 통해 '험담가들에게는 미안한 오늘의 루머'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헬릭스미스
    헬릭스미스 측은 해당 루머에 대해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 만들어낸 루머"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나쁜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노력이 눈물겹기까지 해서 오늘의 루머로 정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50% 반응자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다르냐가 중요하다"며 "50% 반응자는 업계에서 보조 지표로서 중요도가 있긴 하지만 '결정' 지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틸렉스도 연일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자 권병세 대표가 나섰다.

    유틸렉스는 지난 4월19일 NK/T세포림프종 치료제 '앱비앤티셀'의 임상 1/2상이 중단된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유틸렉스의 주가는 5만 8300원으로 지난 3월22일 기록한 최고가(14만 4500원) 대비 59.65%나 떨어진 상태다.

    이날 유틸렉스는 권병세 대표의 입장문을 통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현황을 공개했다. 파이프라인의 잠재적 가치가 최근 주가 흐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주된 주장이다.
  • ▲ 유틸렉스가 1일 권병세 대표 입장문을 통해 공개한 파이프라인 현황 ⓒ유틸렉스
    ▲ 유틸렉스가 1일 권병세 대표 입장문을 통해 공개한 파이프라인 현황 ⓒ유틸렉스
    권 대표는 "최근 주가 흐름과 관련해 우려가 많으실 것"이라며 "회사도 현재까지 이 상황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봤으나 회사의 사업진행과 관련한 주가흐름은 아닌 것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틸렉스의 수많은 임상 중 현재 1개의 임상이 중지돼 있는 상태이며, 이것이 우리 회사 T세포치료제 플랫폼 전체가 중지 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린다"며 "유틸렉스는 3개 플랫폼 아래에 2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중지된 임상 재개가 매우 중요한 회사의 사안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최선의 노력을 쏟고 있음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러한 임상 중지 사안에 가려져 회사가 갖고 있는 다수의 혁신적이고 높은 잠재성을 가진 파이프라인들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여러 가지 루머가 생기는 것 같다"며 "요즘 업계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조그만 소문에도 주가가 흔들리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