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 이어 석유제품 주요 수출국한국산 석유제품 수입 비중 90% 이상 차지낮은 운송 비용 등 장점 상실 우려… '유연한 대처' 요구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의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하면서 국내 산업계도 향후 미치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이 한국에서 수입한 품목 중 석유제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정유업계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수출통제 체제 개선의 일환으로 한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했다.

    현행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상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하고 기존 백색국가는 가의1로, 일본은 가의2로 분류했다. 

    이번 조치로 기존 한국의 백색국가는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그룹(NSG), 오스트레일리아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 4개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29개 국가에서 28개국으로 줄게 됐다.

    개별수출허가의 경우 가의1 지역은 5일 이내지만 가의2 지역은 15일내로 늘어나는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이번 제재로 농수산식품을 제외한 전 품목의 대일 수출은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수출 규제로 정부가 당장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 석유, 철강, 반도체 등이 거론된다. 일본의 수입 비중 및 금액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석유제품의 경우 수출량 및 수출금액 비중도 높아 당장 수출규제에서 사용될 카드로 1순위에 꼽힌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 수출한 품목 중 석유제품의 수출액은 52억1000만달러(약 6조3500억)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현지 정유사들의 경쟁력 하락 및 재편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석유제품을 해외에서 공급하기 때문이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유사들의 과감한 업계 재편과 사업 전 부문에 걸친 재정비 작업이 이뤄지며 1999년 3월 말 기준 일일 약 541만 배럴이던 정제 능력은 약 395만 배럴까지 조정됐으며 인력 또한 크게 감소했다.

    이에 일본의 해외에서 연료유의 수입은 지난 2017년 기준 3351만Kl(킬로리터)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 중 한국산 제품 점유율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산 휘발유의 일본내 비중은 93.5%, 등유 98.2%, 경유 100%를 보이고 있다. 이는 특히 품질 면에서도 한국제품은 일본 제품에 비해 한 단계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지리적 근접성에 기반한 낮은 운송 비용도 강점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업계는 수출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대체가 비교적 어렵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본향 수출 물량을 대체 국가로 전환이 용이해 사업에는 큰 타격이 없지만 비용 등 및 주요 수출국인 점을 감안하면 놓치기 아까운 시장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자칫 중국 등 타 국가가 어부지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중국에 이어 가장 수출량이 많은 국가"라며 "구체적인 규제 품목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석유제품의 경우 수입 대체가 가능해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중국 등 타 국가에 의해 주요 수출국을 잃을 수 있다"며 "정부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