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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기관투자자들이 매달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코스닥시장을 개인투자자가 채우고 있다.
특히 거래가 과열되고, 불확실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제약·바이오 종목에서 기관과 개인의 매매패턴이 엇갈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관은 9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서도 기관은 4139억원을 순매도해 10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개인의 코스닥 시장 매수세는 늘어나고 있다.
기관이 떠난 자리는 대부분 개인이 들어오는 양상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 우위의 기관과 매수 우위의 개인이 치열하게 매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조6321억원으로 코스피의 4조1842억원 보다 4480억원가량 많은 현상도 보인다.
10월 들어 12거래일 동안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보다 많았던 날이 8일로 집계됐고, 8거래일 가운데 개인 거래금액 비중이 85%를 넘었던 날은 7거래일로 나타났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의 매매가 활발해진 요인으로 증권업계는 제약·바이오 종목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주가 역시 널뛰기 장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악재성 소식을 연이어 쏟아냈고, 한편으로는 반등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출렁였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종목에 대해 기관은 대거 매도로 대응한 반면 개인이 물량을 대량으로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기관이 순매도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으로는 메지온, 메디톡스, 녹십자웰빙, 헬릭스미스, 에이치엘비 등으로 꼽히는데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해당 기업들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말에는 4조4690억원 기록했던 코스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월 말 4조8097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는 16일 기준 4조8245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들이 임상 이슈 등으로 등락 폭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매매를 촉발하는 요인이 됐다"면서도 "일부 제약·바이오주들의 폭락에 따른 저점 매수는 그만큼 위험부담을 안고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공동으로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오·제약주는 임상시험 성공 여부 등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특정 업종에 대해 투자 유의사항을 배포하며 손실을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