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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주요 은행권의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기준금리 하락과 경기침체 영향으로 은행권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호실적을 계속 이어가긴 힘들어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 6곳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조64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같은기간 10조843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4380억원(4.3%) 줄었다.
당기순익 감소는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국민은행이 주도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은 1조31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2.1%(6090억원) 감소했다. 원인은 우리카드 주식교환 회계처리 변경으로 인한 일시적인 감소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우리카드 지분을 우리금융과 현금ㆍ신주로 교환하면서 카드순자산가치를 차감하는 과정에서 ‘중단영업이익(6035억원)’이 발생했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3분기 당기순익은 1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 1조3678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6.3%(925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순익은 소폭(726억원) 줄었으나 6대 은행 중 3분기 최고 당기순익을 거두며 나홀로 2조원을 넘겼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304억원 차이로 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27.6%(2582억원) 늘었다. 이자,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과 함께 충당금비용이 감소한데 힘입어 영업이익이 23.9% 증가했다.
6대 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8조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8조656억원)와 비교하면 68억원(0.08%) 감소했다. -
이와 함께 3분기 순이자마진(NIM) 역시 2분기에 비해 일제히 하락했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신한은행 NIM은 2분기 1.58%에서 3분기 1.53%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도 1.70%에서 1.67%로, 농협은행은 1.82%에서 1.79%로 각각 0.03% 떨어졌다.
낙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 0.09%, 기업은행은 0.08%, KEB하나은행은 0.07% 등 마진폭이 크게 줄었다.
은행들의 NIM 하락은 금리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신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예수금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 역시 내년 성장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지난 25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하락할 때 (순이자마진이) 약 3bp 하락 효과가 있는데, 10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내년까지 마진 하락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경영 계획상 4% 성장을 예상했는데 내년은 올해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류 부사장은 "올해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를 대비해 상고하저 전략을 취했다"며 "내년에는 금리하락 이슈와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질적인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CFO)도 “당분간 금리하락 사이클에서 은행 NIM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비이자이익과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철저한 비용관리를 기반으로 수익창출 능력을 최대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