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확실시…2차전지 관련주 줄줄이 급락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경신 7만5000달러 돌파…이더리움 8%↑미 국채 금리 일제히 급등…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목전
  •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주에서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241025 AP/뉴시스. ⓒ뉴시스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주에서 유세 중 연설하고 있다. 241025 AP/뉴시스. ⓒ뉴시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시장에서는 주식, 채권,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펼쳐졌고, 비트코인을 비롯해 트럼프 수혜주와 피해주의 희비도 엇갈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거래일보다 13.37포인트(0.52%) 하락한 2563.5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591.90으로 시작해 소폭 반등하며 2600선에 도전하는 듯했지만, 개표 결과가 본격화한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8.50포인트(1.13%) 내린 743.3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외국인이 각각 1080억 원, 613억 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전통 에너지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후보의 정책에 따라 2차전지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7.02%(2만9500원) 급락한 39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POSCO홀딩스(-5.01%), LG화학(-5.12%), 삼성SDI(-5.98%), 포스코퓨처엠(-8.26%)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8.63%)과 에코프로(-7.61%) 등도 급락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까지 선거인단 248명을 확보해 해리스 부통령보다 앞서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 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은 총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당선이 확실시됐다는 소식에 2차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 등 전기차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방산 관련 주식은 줄줄이 상승 마감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04%(2만5500원) 오른 38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쎄트렉아이(10.53%), LIG넥스원(6.35%), 이노스페이스(10.51%), 우리기술(5.88%) 등 방산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박성제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던 방산과 금융 업종이 강세를 보인 한편 해리스 수혜주로 꼽혔던 이차전지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약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가상화폐도 급등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 가상화폐 행보를 보여온 바 있다. 

    이날 오후 3시 50분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7만5200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3월 13일 기록한 전고점(7만3800달러)을 경신했다. 같은 시각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도 1억356만 원을 넘어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8% 넘게 뛰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띄우는 도지코인 역시 30%가량 폭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자 가상자산 관련 종목도 들썩였다. 이날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전 거래일 대비 23.27%(1850원) 오른 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티사이언티픽(16.21%), 우리기술투자(9.05%), 케이피엠테크(5.52%) 등도 급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국채시장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한때 18bp(1bp=0.01%p)까지 올라 4.46%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4.6%까지 뛰면서 4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외환시장도 변동성을 키웠다. 이날 1374.0원에 문을 연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6원 오른 1396.2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 12시쯤에는 1399.7원으로 21원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트럼프 재집권 시 미·중 무역 갈등의 피해국으로 뽑힘과 동시에 주요 업종들이 민주당 IRA 혜택이 사라질 것에 대한 우려로 하락해 약세를 나타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공약으로 언급했던 발언들이 실제 투자자들의 우려했던 대로 나타날지 미지수인 만큼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