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육성해 우위 확보해야" 중앙은행 주도 디지털화폐 'DCEP' 발행 속도통화 주권 수호 법적 기반 마련… 미국과 '금융전쟁 2라운드'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블록체인 기술을 중국 혁신의 핵심 돌파구로 삼아 명확한 전략 방향을 수립하겠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공산당 중앙위원회 연구모임에서 '블록체인'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에는 중국 중앙은행 주도의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11월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 맞춰 17조원 규모의 디지털화폐 'DCEP(Digital Currency Electric Payments)'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중국이 디지털화폐 이름을 자체적으로 명명한 DCEP에는 중국 공상은행·건설은행 등 은행권과 알리바바·텐센트 등 IT(정보기술) 기업이 유통에 참여한다.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화폐 연구를 시작했으며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중국의 DCEP는 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를 중국 시중은행이 교환하고, 이를 다시 대중에게 교환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은 "중국 인민은행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화폐 공급 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DCEP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재정수입, 금 보유고 등에 기반한 주권 신용과 연계시켜 화폐 남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권 디지털화폐라는 개념을 내세워 다국적 기업이 중국의 화폐 발행권을 침범할 수 없다는 의도도 해석된다.

    때문에 시 주석의 블록체인 육성 배경에는 자국의 통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높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국가 차원의 DCEP를 발행할 경우 글로벌 디지털화폐 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당장 '암호법'을 제정해 글로벌 IT기업 페이스북이 내년 발행하겠다고 밝힌 '리브라(Libra)' 등 외국의 가상화폐를 제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의 달러를 견제하고 중국 중심의 금융질서를 재편하겠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존의 가상화폐 기술 대안으로 통제 가능한 중앙집중적 디지털 경제 질서 구축을 추진해 왔다"면서 "미국과 무역전쟁에 이은 금융전쟁 2라운드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