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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옛 뉴스테이)이 건설사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수익률이 좋다며 정부가 앞장서 독려했지만 실제 입주율이 떨어지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향후 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해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기대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1호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인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의 임대율은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2월 입주를 시작해 1년9개월이 지났지만 10채 중 6채는 빈집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결국 이 단지의 운영주체인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 리츠는 최근 세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렌트프리(무상임대)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같은 지역에 분양한 GS건설의 임대주택인 '동탄레이크자이더테라스'도 작년 4월 입주를 했지만 40% 가량이 빈집으로 남아 있다. 올해 1월 입주한 SK건설의 첫 기업형 임대주택인 '신동탄SK뷰파크3차'는 임대율 70%를 넘겨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들 단지 모두 공급 당시엔 청약률이 100%를 넘어 완판했지만 해지물량이 발생해 아직까지 미입주분 해소에 고전 중이다.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데다 지난해부터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2015년 도입된 '뉴스테이'는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사업이었다. 8년 의무임대와 임대료 인상률 연 5% 제한 등 규제가 있었지만 각종 세제혜택과 주택도시기금 저리융자 등으로 사업 참여 요인이 많았다. 배당 수익률이 많게는 20% 이상 나온다며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했다.
그 결과 2015년 4월 동탄2와 위례, 김포 한강의 택지 3곳을 대상으로 뉴스테이 1차 사업자 공모를 실시한 결과 최고 30대 1,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실제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 리츠는 지난해 43억34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보고 있다. 당기순손실만 84억3577만원에 달한다.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연 임대료 수익이 23억5567만원밖에 나지 않아서다. 1135가구의 대단지치고는 보잘 것 없는 성과다.
국내 첫 뉴스테이로 각광을 받았던 인천 도화지구 뉴스테이 사업도 마찬가지다. 인천도시공사와 대림산업이 각각 50% 지분을 갖고 출범한 '인천도화공공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54억7524만원에 달한다. 임대료 수입은 83억1142만원인데 비해 이자비용만 53억6694만원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초기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해야 하고 임대료 인상폭도 제한돼 임대료 수익은 사실상 포기했다"며 "추후 분양 전환 과정에서 투자비 회수와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테이는 8년 임대 후 분양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누적 적자폭이 커 분양 전환으로 이익을 내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건설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막상 입주율이 떨어지면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며 "집값이 큰 폭으로 뛰지 않는 한 적자가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