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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한국은행 신인석, 조동철 금융통화위원. 이들은 한국은행 내 '비둘기파'로 올해 지속적으로 금리인하를 주장해 왔다.ⓒ뉴데일리DB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방향으로 기준금리 1.25%를 결정했지만, 후폭풍이 상당하다.
신인석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내면서 한국은행 내 ‘비둘기파’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내 기준금리를 1%로 인하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했다.
사실 금융권은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 동결 또는 조동철 위원 1명의 소수의견을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신인석 위원이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질적으로 금통위 내 인하의견이 2명이란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에도 1~2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준금리 방향 역시 0.25%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높아진 것이다.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은 금통위원 중에서 전형적인 ‘비둘기파’로 꼽힌다. 경기를 부양할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려 시중에 돈을 풀자는 것이다.
지난 8월 열린 금통위에서도 신인석 위원은 금리 인하에 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한국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뒤 8월에는 동결했다.
신 위원이 거듭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낮은 물가 때문이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다. 하지만 소비자물가는 올해 내내 0%대 낮은 상승률을 보이다가 8월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금융안정보다 물가안정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게 신 위원의 주장이다.
조동철 위원의 금리 인하 주장은 지난 5월 금통위에서 나왔다. 당시에는 기준금리가 1.75% 동결됐지만, 조동철 위원의 소수의견으로 3년 만에 첫 기준금리 인하 주장이 나왔다.
조 위원도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물가)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 결과 한은은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하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매파에 속한 이주열 총재도 비둘기파의 공세 속에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이번 통화결정 기자회견에선 발언 수위가 완화적인 모습이었다.
내년 국내경제에 대해 IT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성장률이 잠재성장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선 일부 동의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0.7%에서 0.4%로 하향 조정했다. 수요측 물가압력이 미약하고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한 점을 반영한 결과다.
2020년과 2021년 물가상승률은 각각 1.0%, 1.3%로 전망했다. 결국,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압박을 받게 되면 돈을 풀어서라도 물가 하락을 막을 공산이 높아진 것이다.
한편 내년 금통위는 ▲1월 17일 ▲2월 27일 ▲4월 9일 ▲5월 28일 ▲7월 16일 ▲8월 27일 ▲10월 14일 ▲11월 26일 등 8차례 개최될 예정이다.
변수는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7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이 교체된다는 것이다. 임기 만료일은 4월 20일로, 4월 열리는 통화정책방향까지 결정하게 된다.
내년 임기만료 전까지 금통위에서 2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이어진다면 5월부터 참여할 4명의 신임 통화위원들 역시 ‘첫 회의’라는 이유만으로 만장일치 동결을 내기가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