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사업 계획으로 담아5G·헬스케어업체 코스피 상장 문턱 낮춘다알고리즘매매자 사전등록 의무화
  • ▲ (좌측부터)한국거래소 임재준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라성채 상무.ⓒ한국거래소
    ▲ (좌측부터)한국거래소 임재준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라성채 상무.ⓒ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공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

    한국거래소는 22일 2020년 주요사업계획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임재준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메인보드"라면서 "거래소는 여러 불확실한 시장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시장 역동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시장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올해 사업 기본 방향은 ▲시장활력 제고 ▲시장 매력도 증진 ▲시장이용자 중심 시장 구현으로, 이를 위해 각 부서별 11개 중점 추진 계획을 잡았다.

    세부적으로, 4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5G·인공지능·블록체인·사물인터넷 등 신인프라산업과 헬스케어·청정에너지 등 미래 성장 유망 산업 등에 대한 상장 진입 요건을 개선하고 심사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라성채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과거 재무성과 중심의 진입제도를 미래성장성 중심으로 전환한다"면서 "차세대 산업군에 해당하는 신규 상장기업을 적극 유치해 시장활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알고리즘매매를 수용하고, 국내 증시에 적합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한다. 금융IT의 급속한 발전, 투자전략 고도화, 거래비용 절감 수요 등으로 알고리즘 매매는 확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계획이다.

    알고리즘매매는 유동성 공급, 거래비용 절감, 가격발견 기능 제고 등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착오, 시스템오류·장애, 불공정 시세조작 행위 등 시장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저해할 리스크도 존재한다.

    고빈도 매매 등을 포함해 알고리즘매매의 개념을 정의하고, 알고리즘매매자에게 사전등록·시스템 관리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한 대량착오 발생에 대비해 거래소 차원의 위험관리 장치를 마련한다.

    신상품 확대를 통한 코스피 시장 매력도 제고를 위해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민간사업자의 자체 지수 산출을 허용한다. 그동안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불허했지만 창의적 상품의 상장 촉진을 위한 방안이다.

    라 상무는 "자체지수 산출 허용을 통해 발행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신속히 지수개발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상품을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련 지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기대를 전했다.

    해외직접투자 수요 유인을 위해 다양한 위험·수익구조의 글로벌 투자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해외 합성ETF, 해외주식형 ETN, 해외주가지수 및 원유·천연가스·금 등 원자제 관련 ETN 등이다.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정비도 올해 중점 추진 사항이다.

    우선 지배구조(G) 공시의 안정적 정착과 더불어 환경(E)·사회(S) 정보공개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라 상무는 "기존 조사마케팅부를 21일자로 기업지원부로 바꾸고 해당 부서 내에 'ESG팀'을 신설했다"며 "향후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ESG위원회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ESG팀은 올해 기업이 제출하는 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받아 전담 관리한다. 올해는 정정공시를 요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조기 정착에 힘쓸 예정이다. 구성 예정인 ESG위원회도 ESG팀에서 담당한다. E·S 정보 공시는 올해 당장 의무화하기보다는 기업들과 투자자들에게 의식을 제고한다고 밝혔다.

    라 상무는 "사회책임투자(SRI) 채권의 발행·투자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전용 세그먼트를 구축할 것"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신설해 ESG 정책에 외부 전문가 자문,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개정, 정보공개 우수기업 선정 등을 수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퇴출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주식시장에서는 형식 기준 중심의 퇴출을 실질심사로 전환해 기업 개선을 유도하고 한계기업의 조기 퇴출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채권은 쉬운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해왔지만 신 외감법(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시행, 상장채권 연계 금융 상품 증가에 따라 채권의 고유 특성에 부합하도록 제도 개선 필요성이 증대돼왔다. 거래소는 시장 환경 변화와 채권 특성을 반영해 상장폐지제도를 개선한다. 

    투자자가 상품을 쉽게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현재 ETN·ELW 등 상품별로 구분된 구조화증권시장을 상품 특성·위험도에 따라 유형별로 재편한다. 

    독일의 경우조화증권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부문별 인프라를 완비함으로써 투자자 보호에 충실한 시장으로서 성장·발전 중이다.

    아울러 유형별 특징과 유사상품 간 수익률 비교정보·공정가격 등의 정보제공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