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주가·국채금리 상당 폭 하락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금값 급증정부, 실물경제 미칠 영향 비상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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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국 주가와 금리가 상당 폭 하락하고 안전 통화인 달러와 엔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나타내며 국제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우한 폐렴은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 태국,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81명, 확진 판정은 2840명에 달했다.

    질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위험회피심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안전자산 수요 확대로 미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한 가운데 미 달러화, 엔화, 금 가격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g당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050원(1.79%) 상승한 5만9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미 국채금리는 0.09%포인트 하락한 반면 달러와 엔화는 각각 0.1%, 0.5% 상승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주가, 회사채 스프레드, 유가 등은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으나 그 폭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을 보였다.

    한국물의 경우 전반적인 위험회피심리에 영향을 받았다. 원화는 미 달러화 강세에 따라 약세를 나타낸 반면 CDS 스프레드와 외평채 가산금리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우한 폐렴의 전개상황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비상대응에 돌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긴급 관계장관회의8ㅎ 를 열고 "우한 폐렴에 대한 빈틈없는 방역 조치를 위해 총 208억원의 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질병 예방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확산 정도나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부정적 효과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집행간부회의를 열고 한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부총재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대책반' 구성을 지시했다. 

    대책반은 국외사무소와 연계해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질병 전개상황과 우리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는 한편 정부와 정보공유를 통해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도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운영리스크 증대에 대응해 전개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른 업무지속계획 수립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질병 확산에 따른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확진자와 의심자가 늘고 있고, 중국 춘절에 따른 대규모 이동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만큼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항공, 호텔, 관광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둔화와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질병이 확산되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RES)보다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아직 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