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주담대 일괄 3억까지만 … 시중은행 전반 규제 확산 가능성10억 아파트 매수시 한도 1억 ↓ … 月 200만원 씩 4.2년 쏟아야그새 집값은 더 뛰어 … "주거 사다리 붕괴, 벼락거지 양산" 비판
  • ▲ KB국민은행 창구 전경. ⓒ뉴데일리DB
    ▲ KB국민은행 창구 전경. ⓒ뉴데일리DB
    KB국민은행의 갑작스러운 주택담보대출한도(주담대) 한도 제한으로 부동산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지금까지 15억원 이하 아파트를 매수할 때 최대 6억원까지 대출 가능했지만 당장 오는 10일부터 한도가 3억원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대출한도는 더욱 줄면서 내집 마련 진입장벽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추가 대출 제한에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본이 부족한 2030 실수요자 사이에선 정부와 금융권의 무차별 대출규제가 부동산 '벼락거지'를 양산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정작 집값은 못잡고 대출 진입장벽만 높여 청년층과 서민층의 주거사다리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9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별도 안내 시까지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 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은 한도가 기족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고 비규제지역도 동일하게 3억원 상한이 적용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추가 대출 제한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KB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로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리는 퐁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하반기 주택 매수를 계획 중이었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시중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대출 추가 제한에 나설 경우 정부의 대출 상한선인 6억원에 맞췄던 자금 플랜을 원점부터 다시 짜야 한다.

    그동안 규제지역인 서울에선 주담대 한도가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2억원으로 제한됐다. 여기에 담보인정비율(LTV) 40%가 적용됐다.

    예컨대 맞벌이 부부가 서울 규제지역 내 10억원 아파트를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는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도가 3억원으로 1억원 줄어 자력으로 현금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1억원은 맞벌이 부부가 한 달에 200만원씩, 꼬박 4년 2개월을 저축해야 겨우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다만 4년간 1억원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 추이를 감안할 때 같은 기간 집값이 저축액보다 더 많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22년 6월 12억7992만원에서 지난달 15억8311만원으로 4년 만에 3억원 이상 뛰었다. 공급난과 대출규제 풍선효과로 서울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진입장벽이 낮았던 서울 외곽 집값도 정부의 대출규제 풍선효과로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일대는 이미 20평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억원에 키 맞추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59.58㎡(24평)은 지난달 13일 기존 최고가보다 3000만원 오른 10억2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다. 같은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59.94㎡(24평)도 10억6000만원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결과적으로 대출 제한과 집값 폭등이 맞물리면서 저자본 무주택자는 서울 외곽 소형 아파트조차 매수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시장 곳곳에선 과도한 대출 규제가 시장 양극화와 주거사다리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불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자본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30 실수요자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관악구에 거주 중인 최모 씨(35) "대출한도를 3억원으로 줄이겠다는 건 서민만 때려잡겠다는 것"이라며 "아예 경기 외곽으로 이동하거나, 전·월세로 갈아타야 하는데 그마저도 대출 규제 등으로 쉽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끓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한도가 3억원까지만 나온다고 한다"며 "20대나 30대는 어떻게 집을 사라는 것이냐"는 글을 올렸다.

    그 외 '집을 사려고 이미 계약금까지 걸어놨는데 유예기간도 없이 갑자기 한도를 줄이며 어쩌라는건가', '토지거래허가 신고를 한 사람까지는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반응도 적잖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권이 눈치를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른 은행들까지 주담대 한도를 축소할 경우 서울 외곽을 비롯한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부 규제와 별개로 통상 은행권이 하반기부터 연말까지 대출을 조이는 경우가 빈번해 내년에는 한도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