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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겨울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서울 주택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초강도 규제 정책인 '12·16부동산대책' 이후 고가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 급매물이 늘고 있지만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로 매수세가 위축된 탓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이 확산되면서 부동산경기 침체 우려도 제기된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48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신고기한이 60일이어서 거래량이 소폭 늘어날 순 있지만 최근 중개업소들의 거래 직후 신고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지난해 12월 8677건의 29%에 불과한 거래량으로 한달새 주택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 2018년 '9·13대책' 이후 '거래절벽'이 본격화된 지난해 ▲1월 1727건 ▲2월 1455건 ▲3월 2277건 등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해 초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서울 등 일부 과열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세제와 대출, 공급 등을 총망라한 초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세가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2·16대책' 이후 7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어 이번주 0.01% 오르는데 그쳤다. 이대로라면 다음주에는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집주인 역시 어느 정도 집값 하락이 이어지다 다시 올랐던 학습효과로 인해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는 것도 거래절벽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구 도곡동 O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고점 대비 2억~3억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간혹 나오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집주인들도 무리해서 팔려고 하지 않다보니 거래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래절벽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우한폐렴'이 확산되면서 매물을 보러 다니는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염병으로 바깥 활동을 자제하게 되면 매매자체가 끊기게 된다"며 "당분간 거래 소강상태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