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미분양 1만7262가구…14개월연속 증가중견건설 상장 7개사 영업익 1년만 '반토막'올해 부도난 건설사만 25곳…직전년比 2배건설업계 신용보증기금 전체 10.4% 불과
  • ▲ 공사가 진행중인 한 건설현장ⓒ뉴데일리DB
    ▲ 공사가 진행중인 한 건설현장ⓒ뉴데일리DB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소·중견건설사들이 생사기로에 섰다. 가뜩이나 기초체력이 부실한 상황에서 미분양과 집값하락이 장기화하고 있는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진행, '돈맥경화'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몇년간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공사비인상·미분양 악재에 폐업·부도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1위~40위권 국내 중견건설사 가운데 주택사업을 하는 건설사는 24곳에 불과하다. 아이에스동서, 태영건설, 계룡건설 등은 올해 주택사업을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공사비·인건비 상승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 일부 중견건설사는 상대적으로 비용투입이 적은 지방위주로 사업을 수행, 미분양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악성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은 지난 9월 전국 1만7262가구로 14개월연속 증가했다. 이중 80%에 달하는 1만4375가구가 지방에 몰렸다.

    미분양물량 증가로 수익성까지 악화되고 있다. 

    상장사 기준 대표 중견건설사로 꼽히는 아이에스동서·계룡건설산업·한신공영·금호건설·KCC건설·동부건설·HLD&I한라 총 7개사가 기록한 올상반기 영업이익은 1689억원으로 전년동기2921억원 대비 42.17% 급락했다. 같은기간 금호건설과 동부건설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올들어 부도난 건설사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10월 누적기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25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배이상 늘었다. 종합건설사 9곳, 전문건설사 16곳 등에서 부도가 발생했다. 

    폐업 건설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집계된 종합건설사 폐업건수도 394건으로 전년동월 326건대비 20.8% 늘었다.
  • ▲ 대구에 위치한 한 미분양 아파트ⓒ연합뉴스
    ▲ 대구에 위치한 한 미분양 아파트ⓒ연합뉴스
    업계에선 이들을 위한 유동성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중소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 유동성 지원은 타업종 대비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의 지난해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보증건수는 총 1756건으로 이중 건설업을 대상으로 한 건수는 10.4%인 183건에 불과하다.

    임기수 건산연 연구위원은 "P-CBO 제도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도 운영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게 해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며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부도와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건설기업이 지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여러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대형건설사와 그외 건설사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고금리 기조로 PF 이자부담이 커지고 미분양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견·소건설사 건설사들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처럼 유동성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외사업은 경우 중소건설사들엔 부담이기 때문에 향후 양극화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업황이 좋지 않을때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건설사 신용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신용위험이 큰기업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중소‧중견건설사는 지방사업장에 대해 지급보증 등 형태로 직접 신용보강을 하는 경우도 많아 대형건설사에 비해 관련 위험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