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강북 한두달새 5500만~6500만원 증발 노도강 적체매물 1만178건…전년比 10.4%↑가파른 거래하향세…"내년 집값양극화 심화"
  • ▲ 노원구 월계동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노원구 월계동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대출규제 여파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3주연속 둔화된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지역에선 수천만원대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시장내 불안감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일부 집주인들 사이에선 시장이 이미 하락장 초입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8억3000만에 매매계약서를 다시 썼다. 지난 9월2일 거래된 직전가 8억8500만원에서 두달새 5500만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2021년 8월 최고가인 10억4500만원과 비교하면 80%에도 못미치는 값이다. 

    해당단지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지난 8월 8억9500만원까지 오른뒤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98㎡은 지난 4일 직전거래가 대비 3500만원 낮은 5억75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5일 6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최고가를 찍은지 한달만에 6500만원 떨어졌다.

    입주 5년내 준신축들도 하락거래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14일 직전거래대비 3000만원 빠진 8억2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금리인하 기대로 6~8월에 반짝했던 거래가격이 조금씩 다시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경우 진작에 집값에 반영된 터라 추가로 인하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주인들은 일단 더 호가를 유지해보려는 분위기인데 얼마나 지속될진 알 수 없다"며 "매물문의도 간간히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매수의사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부연했다.  

    N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1000만~2000만원 내리는 정도로는 매수콜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일대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기 전까진 가격약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내걸린 디딤돌대출 등 정보. ⓒ연합뉴스
    ▲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내걸린 디딤돌대출 등 정보. ⓒ연합뉴스
    적체된 매물이 늘면서 하락장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노도강지역 아파트매물은 1만178건으로 전년동기 9217건대비 10.4% 늘었다.

    거래량도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7월 9108건 △8월 6420건 △9월 3050건으로 가파르게 줄고 있다.

    같은기간 노원구는 741건에서 254건, 도봉구는 238건에서 91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강북구도 133건에서 49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주 발표되는 집값 통계도 하락장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07% 오르며 3주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도봉구는 0.05%에서 0.02%, 강북구는 0.03%에서 0.02%로 보합(0.00%)에 근접했다. 노원구도 전주에 이어 0.03% 오르는데 그쳤다. 

    강북구 P공인 관계자는 "현재로선 집값에 호재가 될 만한 요인이 전혀 없다"며 "집주인들이 하나둘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 시세가 지금보다 하향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숨고르기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하락장보다는 대출규제로 인한 숨고르기로 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도 스트레스DSR 3단계,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이 겹쳐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올해보다 좀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규제 영향권에 있는 지역과 해당 실수요자 거래가 줄어든 것일뿐 하락 변곡점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지역별, 국지적 집값 양극화는 향후 몇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