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전세기 탔던 조원태 한진 회장 "국가가 필요할 때 불러줘서 영광"

지난달 31일 우한행 전세기에 몸을 실었던 조원태 한진 회장이 소회를 밝혔다. 조 회장은 "국가가 필요할 때 우리를 찾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조 회장은 7일 대한항공 사내 소통광장에 글을 올려 “지난 주 저는 전세기편을 이용해 우한에 다녀왔다”며 “저와 함께한 승무원들은 위험을 알면서도 자원했고, 저도 그 승무원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위험지역에 자원해 간 것은 대한민국의 국적사이자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직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누군가가 우릴 칭찬해주거나 알아주길 바래서 간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한 교민은 평소 대한항공의 고객이셨고, 그런 분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대한항공”이라며 “돈 벌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전세기 운항을 승인했고, 승무원과 우리 직원들을 위해 (제가) 항공기에 탑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정다운 우한 총영사관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웃어 넘기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시 교민 귀국 지원 업무를 맡았던 정 영사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정 영사는 "고생해서 마련한 전세기에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 데리고 비행기에 탔다"며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 자리가 모자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처음엔 정말 서운했다"며 "(영사의 발언으로) 이번 전세기의 기본을 생각해보게 됐다. 위험을 알고도 자원해 준 우리 승무원, 정비사, 운송직원을 위해 탑승한 기본 취지를 생각하면서 그냥 웃어넘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한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우한 영사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았지만, 문제 삼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번 일로 우리 직원들의 헌신과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 회장은 전세기 탑승 이후 자체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중국 노선 철수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조 회장은 “직원을 보호하려면 당장 중국 노선을 모두 중단해야 하지만, 우리가 모든 노선을 중단하면 교민들의 길을 막게 될 것”이라며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당장 모든 노선을 중단해 손실을 최소화해야겠지만,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로서 책임을 저버릴 수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