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예약률 41% 급감… 피해 현실화중소형업체 할부유예 문의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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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성수기를 앞둔 렌터카 업계가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렌터카 이용객이 가장 많은 제주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롯데렌터카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한달간 제주 단기 렌터카 대여건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3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실제 이용 건수로 예약 취소건까지 합하면 감소 폭은 더 늘어날 수 있다.

    SK렌터카도 마찬가지다. 지난 25일 자체 조사한 결과, 제주의 1월 예약률은 전년 동기보다 21%, 2월 예약률은 41% 줄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된건 1월 28일 이후다. SK렌터카의 2월 예약률이 전달과 비교해 배로 줄어든 것에 비추어 보아 롯데렌터카와 다른 중소형 업체들의 경우도 앞으로 실제 이용 건수와 예약률의 급감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는 렌터카 이용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로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 특성상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모든 지역에서 이용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제주도의 경우 관광객 수요가 가장 많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현재 제주의 경우, 호텔과 전세 버스·렌터카 예약 취소율이 80~9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6월까지 계속되면 최대 350만명(연간 기준)의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른 피해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봄축제 행사가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올해 열리는 '들불축제'와 '왕벚꽃축제'에 이어 '제101주년 3·1절 기념행사'도 취소가 결정됐다. 국내 저비용(LCC) 항공사가 김포-제주 구간 온라인 예약 편도 요금을 최저 3000원으로 내렸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렌터카 업체들이 걱정하는 것도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다. 현재는 겨울철 비수기라 그나마 영향이 적은 편이지만, 봄 관광 성수기까지 이러한 사태가 이어진다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 지나서도 언제 호전이 될지 모르니까 걱정이 크다"면서 "자체적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임시 폐점하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렌터카 업체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제주 지역 렌터카 사업자들 대상으로 대출 등에 대한 할부유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지원이나 가이드가 필요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는 불만이다.

    이에 따라 협회도 렌터카 업체들의 대출 등에 할부유예에 대해 정부에 건의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렌터카 연합회 관계자는 "사업자분들이 사정이 힘들어지면서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출금 유예 등에 대해 파악해 본 뒤,  정부에 건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